[ 정혁현 기자 ] 고려아연이 원화 강세 탓에 기대에 미치지 못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내놨다. 하지만 올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증권가의 기대가 크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9%, 9.6% 줄어든 1조330억 원과 1421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원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상품 판매 가격이 떨어졌고, 원가율이 높아져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시장 예상치 평균) 1568억 원을 밑돌았다. 300억 원의 자회사(ZHMH, CKA) 손상 차손이 발생한 것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실망스러운 4분기 실적을 내놨지만 증권가의 전망은 대체로 밝다. 올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 원화 강세 기조가 지속되고 있지만 연(납)과 금, 은 판매 증가로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관철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고려아연은 전기료 상승 부담 등으로 아연 판매를 줄이고, 지난해 보수를 완료한 연 공장의 가동률을 높여 연과 부산물 판매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수익성이 나빠진 아연 생산량을 줄이고,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되는 연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이 제시한 올해 금속별 판매 계획은 △아연 52만4000t(전년 대비 -4.8%) △연 30t(18.5%) △금 7t(5%) △은 1992t(15.2%) 등이다.
조강운 신영증권 연구원도 "연 판매량을 높이겠다는 계획이 눈에 띈다"며 "수익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산물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부산물 함유가 높은 연 정광 처리에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2015년 말 대규모 증설이 완료돼 중장기 성장 모멘텀이 확보되는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 연구원은 "2015년 말 대규모 증설이 완료되면 아연(5% 증가), 연(43%), 금(43%), 은(41%)의 생산량이 많아질 것"이라며 "중장기 성장 모멘텀(동력)을 보유하게 된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고려아연의 주가도 견조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실적 부진 영향으로 단기 조정을 거치면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부진 여파로 단기 주가 조정이 예상된다"며 "조정을 받게되면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