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中企, 협의체 만든다

입력 2014-02-07 03:34
한국기업회생협회 출범…경영권 유지 등 노하우 공유


[ 안재광 기자 ]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중소·중견기업들이 협회를 만든다. 투자자금 유치나 인수합병(M&A), 제도개선 등을 함께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거나 이미 졸업한 기업 경영인 50여명은 7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기업회생협회’ 창립총회를 연다. 조붕구 코막중공업 사장(사진)이 초대 협회장을 맡고 장세일 일성 회장, 박용관 동화산기 회장, 이성민 엠텍비젼 사장 등이 발기인으로 참여한다.

코막중공업은 ‘환헤지 상품’으로 알려졌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 원화환율이 급등하자 엄청난 손실을 입힌 ‘키코’(KIKO·knock-in knock-out) 때문에 한때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기업이다. 지난해 4월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조 사장은 키코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을 하다가 금융소비자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고 2011년 금융소비자협회를 만들기도 했다.

기업회생협회는 조 사장처럼 키코나 외화대출 등 금융상품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손실이 대규모로 발생했거나 보증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인 위주로 구성된다.

이 협회는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한 노하우를 회원사 간에 공유하고 투자자금 유치, M&A 촉진 등의 역할도 할 예정이다. 기업 입장에서 법정관리 제도의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정책 제안도 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컨설팅, 회계, 법률 등 각 분야 전문가를 협회 자문단으로 참여시킬 예정이다.

중견기업연합회와도 협력 관계를 맺기로 했다. 중견련은 법정관리기업을 인수할 여력이 있는 중견기업을 회원사로 다수 두고 있는 만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기대다.

조 사장은 “법정관리기업 상당수가 회생이 가능한데도 투기자본에 휘둘려 망가지는 사례를 많이 봤다”며 “협회가 구성되면 건전한 산업자본이 법정관리 기업에 흘러들어 갈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