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자회사인 KT ENS 직원의 2800억 대출사기 사건이 발생하자 사실관계 파악에 나서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황창규 회장 취임 열흘 만에 터진 돌발 악재로 KT그룹 전체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창 속도가 붙은 황 회장의 혁신 행보에도 일정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계열사의 방만한 경영에 대한 쇄신작업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KT ENS는 6일 “금융회사에서 주장하는 매출채권을 발생시킨 적이 없으며 지급보증한 사실도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또 “이번 대출사기에 대해 직원 개인 행위로 추정하고 있으나, 대출관련 서류를 아직 받지 못해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2800억원에 달하는 대출사기가 수년에 걸쳐 이뤄졌다는 점에서 KT ENS의 내부 통제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황 회장의 계열사 사장 교체로 현재 KT ENS 사장 자리는 공석이다. 회사측은 변호사와 담당 직원 등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번 사태에 대응하고 있다. KT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데다, 대출사기 금액이 막대해 KT 본사 차원에서 이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KT ENS는 네트워크 구축, 설계, 운용 유지보수, 컨설팅 등 네트워크통합(NI) 사업을 담당하는 회사다. 기업체 구내통신망 구축사업을 기반으로 태양광발전소 구축, 데이터센터 건설, 해외 IT인프라 구축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회사명을 KT네트웍스에서 KT ENS로 변경했다. ENS는 엔지니어링 및 솔루션(Engineering and Solutions)의 줄임말이다. 지난해 9월 기준 임직원수는 400여명. 2012년 매출액 5006억원, 영업이익 72억원, 당기순이익 4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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