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올림픽 특수 찾아왔는데..." '야식 왕좌' 치킨업계 '시름'

입력 2014-02-06 13:45

'야식(夜食)의 황제'로 군림해온 치킨업계가 4년 만에 찾아온 동계올림픽 특수를 앞두고 깊은 시름에 빠졌다. 여전히 소비자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는 AI(고병원성 인플루엔자) 탓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국내 치킨업계 1위 업체인 BBQ는 AI 발병 후인 지난 16일부터 최근 3주간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 가량 줄었다.

설명절 연휴가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AI 이슈가 사실상 매출 감소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정부와 관련업계가 입을 모아 'AI 감염 닭은 유통 자체가 불가능할뿐만 아니라 일정 온도 이상에서 조리할 경우 건강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우려가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7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할 경우 건강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식품 당국의 설명에도 혹시나 하는 소비자들의 우려가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특히 설 연휴와 스포츠 이벤트가 연달아 있어 매출이 대폭 올라야 정상이지만 현재 평상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따라서 치킨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이 코앞으로 다가온 '올림픽 특수' 기간이다. 아무래도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봐서다.

BBQ에 따르면 2010년 남아공월드컵 기간 치킨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가량 올랐고, 2012년 런던올림픽 기간 매출액은 10% 이상 상승하는 등 스포츠 이벤트는 야식업계의 대목 중 하나다.

특히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은 소비자들이 야식을 선호하는 시간대인 저녁 8시부터 새벽 1시 사이에 한국 선수들의 게임이 집중적으로 열리는 데다 오는 6월 브라질 월드컵,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등으로 이어지는 '스포츠 이벤트의 해' 첫 타자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치킨업계는 이에 고객들이 안심하고 치킨을 주문할 수 있도록 안전성을 홍보하는 한편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들의 우려를 잠재우겠다는 계획이다.

BBQ는 오는 7일부터 23일까지 17일간 열리는 동계올림픽 기간동안 가격할인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대규모 이벤트를 실시하기로 했다. BBQ는 '금·은·동' 치킨 패키지 3종을 올림픽이 진행되는 동안 2000~3000원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며, 한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획득하는 날에 한해 전 메뉴를 2000원 추가로 할인할 계획이다.

BHC치킨도 '배달통' 애플리케이션과 제휴해 치킨 주문시 BHC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준비 중이며, 멕시카나 치킨도 2월 한달간 '치킨 결승전' 이벤트를 진행해 '아이패드 에어' 등을 증정하는 행사를 실시한다.

굽네치킨은 75도 이상의 열로 1분 이상 조리시 AI의 위험성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점에 착안해 '193도의 고열로 오븐에서 13분 이상 조리한다'는 사실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