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네슬레 연합에…롯데푸드 '달고' 동서 '쓰고'

입력 2014-02-06 07:48
[ 박희진 기자 ] 롯데와 네슬레가 손을 잡자 국내 커피믹스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세계 최대 식품회사와 국내 대표 유통회사의 만남이 꿈쩍 않는 커피믹스 시장 판을 바꿀 수 있을까.

지난달 27일 롯데푸드와 한국네슬레는 각각 지분 절반씩을 투자해 합작사 '롯데네슬레코리아'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가 손을 잡았단 소식이 전해지자 '커피주'가 출렁였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푸드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7일 대비 8.78% 뛰었다.

반면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은 달갑지 않은 소식에 주가도 울상이다. 같은 기간 각각 7.03%, 4.41% 떨어졌다. 시장점유율 분할과 마케팅 비용 증대 가능성이 주가 발목을 잡았다.

동서는 합작 소식이 전해진 당일엔 장중 1만5750원까지 빠지며 52주 신저가를 썼다. 동서는 동서식품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어 연간 순이익에서 동서식품의 배당금 수입 비중이 높다.

기존 국내 커피믹스 시장 구도에 지각변동이 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동서식품은 시장 점유율 81.2%을 차지하고 있어 압도적인 '왕좌'에 올라있다. 남양유업(12.6%), 네슬레(3.7%), 롯데칠성(1.4%)이 뒤를 잇는다.

증권업계에선 롯데와 네슬레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박애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1년 롯데가 파스퇴르를 인수하고 난 뒤 파스퇴르의 분유 시장점유율이 7%에서 14%까지 올랐다"며 "네슬레 역시 롯데의 강력한 유통망을 통해 커피믹스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커피믹스 시장 경쟁이 과열된 탓에 단기간에 판도가 바뀌진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남양유업이 지난해 말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어 전세 역전이 쉽진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혜승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실적 개선 기대감 보다는 장기적인 성장성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두 회사 모두 기존 커피믹스 시장점유율이 매우 낮은 데다 단기간에 점유율을 올릴 만한 특별한 요인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