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파도' 넘어라-부동산
다주택자는 임대수익 중심 투자로 전환을
2013년 주택시장은 매매시장 약세, 전세시장 강세로 요약할 수 있다. 그동안 침체일로였던 수도권은 2013년 9월 들어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이 회복됐고 2014년 새해 들어서도 거래량과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취득세 영구 인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등 부동산 규제 완화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전세가격 급등과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이 내집 마련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미국 양적완화 축소, 아르헨티나, 터키 등 신흥국 통화위기 등이 그나마 회복 조짐을 보이는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2014년 부동산 시장 전망과 투자전략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수도권 주택시장 회복 가능성 높아
올해 주택시장은 회복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선 그동안 ‘내집 마련’의 걸림돌로 작용해 왔던 굵직한 정책이 확정되거나 완화됐다. 특히 인상과 인하를 오갔던 취득세가 영구 인하돼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제도가 폐지되면서 실수요자뿐 아니라 다주택자도 집을 살 유인이 마련됐다. 불안감이 해소되면서 집을 사고 싶거나 팔고 싶은 사람, 투자 또는 임대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이 증가하는 등 전체적으로 거래가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난과 전세가격 급등으로 실수요자의 내집마련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전국 66.8%, 수도권 62.7%, 서울 61.5%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은 작년보다 많긴 하지만 과거 4년(2009~2012년) 평균과 비교하면 수도권은 여전히 적어 전세난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지방은 과거 4년 평균보다 입주 물량이 훨씬 많아 상승세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시장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국내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가 성장해야 한다. 국제통화기금( IMF)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작년보다 높은 3.6%로 예상된다. 한국 경제성장률도 3.7%로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다. 최근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신흥국 통화위기도 국내외 경제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기가 좋아지면서 국내외 경제 성장세는 변치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서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가 지난 1월 낸 보고서에서 ‘한국 집값이 상승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듯이 올해 주택시장은 규제 완화, 전세난, 국내외 경제여건 개선, 집값 바닥 심리 확산 등으로 회복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또 최근 2~3년간 상승랠리를 펼쳤던 지방보다는 5년간 답보상태인 수도권의 회복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실수요자라면 상반기 내 집 마련 고려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라면 상반기에 나서는 걸 고려할 만하다. 올해 주택시장이 하락보다는 상승 쪽에 무게가 실린다. 앞으로도 전세가격은 전세 물량 부족으로 지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무주택자가 내집마련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금리를 연 2.8~3.6%로 낮게 책정한 디딤돌 대출을 시행하고 있다.
부부합산 연간소득이 6000만원 이하(생애최초 주택구입자는 부부합산 7000만원 이하)인 사람이 전용면적 85㎡ 이하, 6억원 이하의 주택을 구입할 경우에는 2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2억원을 연 3%로 대출받는다면 연간 600만원, 월 50만원을 납부하면 된다. 기준시가 3억원 이하, 전용 85㎡ 이하의 아파트를 15년 이상 장기모기지를 이용해 구입할 경우 저당차입금 대출이자에 대해 소득공제혜택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 금리는 더 낮다.
지난 12·3부동산대책에서 확대 시행하기로 한 공유형 모기지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공유형모기지제도는 주택가격의 40~70%를 부담하고 나머지는 국민주택기금에서 연 1%대로 대출해 주는 상품으로, 이익과 손실을 정부와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 제도를 이용하려면 구입자의 부부합산소득이 7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또 수도권과 광역시에 소재하고 6억원 이하, 전용 85㎡ 이하인 주택을 생애 최초로 구입해야 한다. 단 주택구입 시 대출원리금은 월소득의 30% 이내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어느 지역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좋을까. 무엇보다 지하철 역세권에 있어야 임차 수요가 많고 주택가격 하락 시에도 안정적이다. 가구원 수 감소 등의 트렌드 변화를 볼 때 대형보다는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이 안전하다. 개발 호재가 있는 신규 분양아파트, 수직증축리모델링 호재가 있는 1기 신도시나 15년 이상된 기존 아파트도 추천할 만하다. 답보상태에서 벗어나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고 있는 서울 강남권의 재건축아파트도 유망하다. 지하철 개통 등 대중교통 여건이 개선되는 송파위례, 광교, 김포한강, 동탄 등 2기 신도시도 검토할 만하다.
○다주택자는 ‘출구 전략’ 짤 기회
두 채 이상 주택을 가지고 있는 다주택자라면 소유 주택의 포트폴리오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대출 이자와 원리금 부담이 크다면 주택시장이 회복되는 시점에 매각하고 가계 건전성을 확보하거나 수익형 부동산 등 월세가 나오는 부동산으로 갈아타는 전략이 유효하다. 향후 주택가격도 회복 가능성은 높지만 과거처럼 높은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자본차익 중심의 투자에서 임대수익 중심 투자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소형 아파트를 추가로 구입해 주택임대사업을 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1~2인가구 증가로 소형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연 수익률도 5% 정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세제 개편으로 다주택자는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혜택을 볼 수 있다.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는 양도차익에 따라 6~38%로 일반세율로 과세하고 취득세도 다주택 여부와 상관없이 취득금액에 따라 △6억원 이하 1%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2% △9억원 초과 3%로 일률적으로 적용된다. 다주택자가 세금에 대한 큰 부담 없이 투자 목적이나 임대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할 수 있다.
○은퇴 예정자는 월세 나오는 상품 주목
15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거나 곧 은퇴를 앞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좀 더 작고 저렴한 주택으로 다운사이징하고 노후 대비를 위해 월세가 나오는 상가주택이나 상가건물을 주목하자.
가령 3억원의 아파트로 이사하고 남는 여유자금이 12억원이면 내 땅이 있는 상가주택 구입이 가능하다. 일부 대출을 받는다면 수도권의 경우 대지 230㎡, 연면적 330~400㎡ 상가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상가주택은 아파트보다 임대수익률이 높고 향후 지가나 임대료가 상승하면 자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높은 임대수익률을 원한다면 원룸으로 구성된 건물을 구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다만 공급이 증가해 공실 위험이 있기 때문에 수급여건과 임차 수요가 충분한지 사전에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한편 오피스텔도 최근 입주물량의 급격한 증가로 임대수익률이 하락하거나 임차인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공급이 적고 임차수요가 풍부한 지역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임채우 <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 chaewoo.lim@kbfg.com</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