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대외 겹악재에 1880대로 급락…5개월 래 최저치

입력 2014-02-04 15:12
수정 2014-02-04 15:35
[ 이하나 기자 ] 4일 코스피지수가 이틀 연속 폭락해 5개월 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신흥국 시장 불안에 미국 경기 둔화 우려까지 엄습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3.11포인트(1.72%) 하락한 1886.85로 마감했다. 지난해 8월28일(종가 기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의 추가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결정 및 중국 경제지표 부진에 신흥국 금융 불안이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날 터키 리라화, 아르헨티나 폐소화 등이 또 떨어졌다.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에 국내 증시도 외국인 자금 이탈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이달 들어 이틀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 규모는 1조 원이 넘는다.

국내 증시가 살얼음판을 걷는 가운데 전날 발표된 미국 지표 부진이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달 미국의 ISM(공급자관리협회) 제조업 지수는 작년 5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 증시는 2% 급락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번 지표가 미국 경기 낙관론을 무너뜨리는 확실한 근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6634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은 3650억 원, 2653억 원을 담았다.

프로그램을 통해선 3816억 원이 빠져나갔다. 차익거래가 1450억 원, 바차익거래가 2365억원 매도 우위였다.

전 업종 가운데 오른 종목은 비금속광물(0.02%)이 유일했다. 기계, 통신, 증권 등은 2~3% 폭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에선 기아차(0.75%)만 상승했다. 삼성전자(-1.81%), 현대차(-2.38%), 현대모비스(-1.83%), SK하이닉스(-3.82%), 포스코(-1.69%), 한국전력(-1.83%), NAVER(-1.48%), 신한지주(-3.10%) 등은 큰 폭으로 빠졌다.

코스닥지수도 이틀 연속 하락했다. 전날보다 6.06포인트(1.18%) 하락한 507.56으로 마쳤다.

외국인이 149억 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개인과 기관은 58억 원, 80억 원씩 순매수했다.

셀트리온(-1.48%), 서울반도체(-2.67%)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약세였다.

외환시장도 출렁였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089.90원까지 치솟았다 0.70원(0.06%) 하락한 1083.80원에 마쳤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