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동계올림픽 이색선수 열전…개명한 선수 이유는?

입력 2014-02-04 13:56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 독특한 경력을 가진 출전자들이 눈에 띈다.

소치 올림픽 개막을 나흘 앞둔 4일(한국시간) 독특한 출전 사연이나 경력을 지닌 참가자들의 사연이 세계 각국 신문의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루지에 출전하는 브루노 바나니는 남태평양 중부의 섬나라 통가의 첫 동계 올림픽 출전자다.

그의 이름은 특이하게도 독일 속옷업체 '브루노 바나니(Bruno Banani)'와 똑같다.

우연이 아니었다.

바나니는 이 업체의 게릴라 마케팅 계획에 따라 독일로 건너가 맹훈련한 뒤 퐈해 세미라는 원래 이름을 버렸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스폰서 이름을 따서 개명까지 하는 건 너무한다"고 혀를 내둘렀다.

바나니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으나 이번에 당당히 출전권을 획득했다.

BBC는 "교묘한 광고 전략이 들통났으나 썰매를 향한 바나니의 열정만은 진솔한 것 같다"고 전했다.

미국인 개리 디 실베스트리(47)와 모로네 디 실베스트리(49) 부부는 올림픽 출전권을 선물로 받았다.

이들 부부는 자선 사업가로서 도미니카공화국에 어린이 병원을 설립한 뒤 감사의 표시로 현지 정부로부터 시민권을 받았다.

IOC는 도미니카공화국의 첫 동계 올림픽 출전자를 물색하던 중 크로스컨트리 스키에서 엘리트 선수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이들 부부에게 출전을 권유했다.

이들 부부는 고령에 따른 경기력 저하를 극복하고 당당히 이번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알파인스키에 나서는 요한 구트는 프랑스에서 태어나 호주에 살고 있지만 동티모르를 대표하는 첫 동계 올림피언이 된다.

구트의 어머니는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 동티모르에 살다가 인도네시아의 무력침공 때 해외로 피난했다.

구트는 동티모르가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한 뒤 어머니와 함께 스키 대표팀을 만들었다.

동티모르 대통령은 시내 광장에 대형 전광판을 설치해 구트의 올림픽 경기를 널리 알리라고 지시했다.

알파인 스키에 출전하는 멕시코 대표인 후베르투스 폰 호헨로헤(55)는 동계 올림픽 사상 두 번째 고령 선수다.

최고령 기록은 1924년 초대 대회에서 컬링에 출전한 카를 아우구스트 크론눈트(스웨덴)가 보유한 58세다.

호헨로헤는 독일 왕족 출신으로서 멕시코에서 생활해왔으며 이번 대회에서 멕시코 전통악사의 옷을 본뜬 화려한 유니폼으로 슬로프를 빛내기로 했다.

세계적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바네사 메이(36)는 태국을 대표해 알파인 스키에 출전한다.

그는 예전부터 스키 국가대표를 꿈꿔왔으나 영국 국적을 포기하지 못해 애를 태웠다.

태국이 이례적으로 그에게 이중국적을 허용하면서 올림픽 출전의 꿈이 실현됐다.

바네사 메이는 "연주가로서 나는 완벽주의자이지만 슬로프에서는 100등 안에도 못 든다"고 말했다.

고산 등반의 길잡이 셰르파인 다크히리 셰르파(45)는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대회에 이어 이번 소치에서도 크로스컨트리에 출전한다.

그는 네팔의 에베레스트 기슭에서 태어나 탐험가들과 고봉을 등반하며 그들의 요리를 책임진 셰르파로 활동해 주목을 받았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봅슬레이 출전자 알렉세이 보에보다는 팔씨름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을 지낸 적이 있다.

보에보다는 세계 팔씨름계에서 전설로 통하는 인물이면서 봅슬레이 올림픽 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소치 태생인 그는 2006년 토리노 대회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이번에 고향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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