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호 기자 ]
한미약품(사장 이관순)이 연초부터 해외발 호재로 훈풍을 맞고 있다. 중국에서는 현지법인 베이징한미가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미국에서는 유력한 경쟁자인 란박시가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수출금지 조치를 당하는 등 해외 영업 여건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FDA는 인도 최대 제네릭(복제약)업체인 란박시에 “의약품 시험결과를 조작하는 등 품질관리 규정을 위반했다”며 완제품과 원료의약품의 미국 수입 금지조치를 내렸다. 란박시는 오는 5월부터 3조원 규모인 미국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시장을 놓고 한미약품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됐던 업체다. 한미약품이 FDA 승인을 받아 지난해 12월부터 판매에 들어간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에소메졸’은 현재 아스트라제네카의 오리지널의약품 ‘넥시움’이 유일한 경쟁상대다.
김미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FDA가 란박시의 인도공장 중 미국에 의약품과 원료 의약품, 중간재를 수출하는 공장 4곳에 수입금지 조치를 내렸기 때문에 란박시 신제품 출시가 늦어질 것”이라며 “한미약품 에소메졸의 미국 판매가 보다 수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8월 국내 개량 신약으로는 처음 FDA를 통과한 에소메졸은 ‘후광효과’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에서도 전년 대비 50% 늘어난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이 지분 73.4%를 갖고 있는 베이징한미는 지난해 매출 1710억원, 영업이익 270억원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24%, 33% 늘었다.
한미약품은 베이징한미의 성장에 힘입어 연결기준 매출 7301억원, 영업이익 619억원으로 8.5%의 이익률을 보였다. 한미약품은 베이징한미의 올해 성장률이 2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1자녀 정책 완화와 중국 현지 제약사들의 구조조정 여파 등으로 올해 매출과 이익 모두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