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도 1000억 투자…포항에 연료전지 셀 공장
부활의 볕드는 태양광…폴리실리콘값 8주째 상승
OCI, 美발전소 추가 건설
[ 박해영 기자 ]
연료전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긴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나고 있다. 수요 회복으로 업황 개선 기대가 커지면서 기업들의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제품 가격 상승과 수요 회복으로 주요 신재생에너지 업체들의 올해 이익은 지난해 2~3배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SK 가세로 연료전지 시장 ‘후끈’
3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SK E&S는 이달 중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서울 고덕동차량기지에 17.5㎿(메가와트) 규모의 연료전지발전소를 착공한다. 단일 규모 연료전지로는 국내 두 번째 발전 용량이다.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와 열을 얻는 연료전지는 공해물질 배출이 없고 발전효율이 높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SK E&S는 지난해 3월 평택 오성에 준공한 연료전지발전소 1호기에 이어 2호기 증설을 추진 중이다. SK는 2012년 기술제휴를 맺은 덴마크의 톱소퓨얼과 연료전지 합작법인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SK는 SK E&S, SK가스를 통해 LNG(액화천연가스)와 LPG(액화석유가스)를 수입 판매하고 있다. 연료전지의 원료인 수소를 LNG와 LPG를 통해 추출하기 때문에 SK로서는 원료 조달 측면에서 계열사를 활용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영광 SK E&S 신재생에너지사업본부장은 “연료전지는 공해가 없고 설치 면적이 좁아 도심 발전에 안성맞춤이어서 사업 가능성이 밝다”고 소개했다.
국내 연료전지발전 1위인 포스코에너지는 최근 경북 포항에 1000억원을 들여 연료전지 셀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올해 말 공장이 완공되면 이 회사는 자체 기술로 설계, 제조, 설치, 관리 등 연료전지발전 전 분야에 걸쳐 수직계열 체계를 갖춘다.
김중곤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사업실장은 “수입에 의존했던 연료전지 셀을 국산화하면 원가절감은 물론 관련 소재기업 육성 등 부수효과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올해 태양광 수요 30%가량 증가
공급과잉으로 침체에 빠졌던 태양광 업계도 올 들어 회복세가 뚜렷하다. 태양광전지 원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달 30일 ㎏당 20.95달러를 기록해 8주 연속 올랐다. 중간제품인 웨이퍼도 지난해 10.8%, 모듈은 6.2% 각각 상승했다.
태양광 원료와 제품 가격의 강세는 태양광 발전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폴리실리콘 업체인 OCI의 윤석현 전무는 “지난해 세계 태양광발전 설치량은 약 35GW(기가와트)로 추정되고 올해는 45~50GW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손영주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태양광 수요 증가로 가동률이 오르고 이어 셀 모듈 폴리실리콘 등 가격이 차례로 상승하고 다시 가동률과 제품 가격이 오르는 선순환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금융정보제공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OCI는 올해 2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고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한화케미칼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000억원 안팎에서 올해 3000억원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풍력업계는 해외발 훈풍에 고무돼 있다. 일본 정부는 오는 4월부터 해상풍력 발전을 장려하기 위해 지원금을 ㎾(킬로와트)당 22엔에서 35엔으로 59% 올릴 계획이다. 해상풍력은 육상보다 규제가 적어 지원금 상향으로 수익성이 좋아지면 설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한경섭 신재생에너지학회장(포항공대 교수)은 “정부가 태양광 풍력 등을 집중 육성하는 내용의 4차 신재생에너지기본계획을 상반기 중 발표할 예정이어서 중장기적으로 관련 산업의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