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들러 239경기만에 첫승…父子챔피언 탄생

입력 2014-02-03 20:40
수정 2014-02-04 04:04
피닉스오픈 역전우승 드라마
18번홀서 왓슨 1타차로 제쳐


[ 한은구 기자 ] 케빈 스태들러(34·미국·사진)가 미국 PGA투어 데뷔 12년, 239경기 만에 생애 첫 승을 올렸다.

스태들러는 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TPC(파71·7216야드)에서 열린 ‘웨이스트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총상금 620만달러)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를 기록했다. 이로써 버바 왓슨(미국), 그레이엄 델라에트(캐나다)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역전 우승을 일궜다.

그는 ‘해마(海馬) 수염’으로 유명한 프로골퍼 크레이그 스태들러(61)의 아들이다. 부자 챔피언 탄생은 투어 사상 아홉 번째다.

이날 왓슨에게 2타 뒤진 2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케빈 스태들러는 1~3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낚으며 3, 4번홀에서 2타를 줄인 왓슨을 1타 차로 따라붙었다. 왓슨이 9번홀(파4)에서 보기를 하는 사이 스태들러는 1m 버디를 낚으며 전세를 뒤집었다. 그러나 11번홀(파4)에서 티샷한 공이 선인장 아래 멈추면서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했고, 1벌타를 받고 3온을 했으나 3퍼트로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스태들러는 14번홀(파4)에서 90㎝ 버디를 놓쳤으나 왓슨이 ‘스타디움 홀’로 유명한 16번홀(파3)에서 보기를 하면서 다시 공동 선두를 이뤘다.

18번홀(파4)에서 왓슨은 내리막 경사 라이에서 ‘포대그린’을 향해 어프로치샷을 해야 하는 위기에 봉착했다. 왓슨은 여기서 웨지의 리딩에지를 이용해 굴리는 ‘독창적인 칩샷’을 구사해 공을 홀 1.5m 옆으로 보내며 갤러리들을 열광시켰다. 스태들러는 우승을 확정짓는 3m 버디 퍼트 기회를 맞았으나 홀을 비켜갔다. 모두 연장전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왓슨이 파세이브 퍼트를 어이없이 실패하며 무릎을 꿇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