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2014년 1월 15일, 중국 수도 베이징 지역에 보기 드문 스모그에 휩싸였다. 베이징 시내 상당수 관측소에서 PM2.5 농도가 500 μg/㎥을 넘어섰다. 중국 정부의 공기 질 등급 6급(엄중오염)에 해당하는 심각한 상태. 이후 나흘간 베이징을 뒤덮었던 스모그는 19일 저녁 큰 바람이 불면서 사라졌다.
중국 환경보호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2013년 스모그는 중국의 25개 성(省)의 100여 개 도시에서 나타났다. 스모그 발생 일수는 전국 평균 29.9일에 달했다. 이는 예년보다 10.3일이나 증가한 수치이고 1962년 이래 최대다.
베이징의 경우 평균 6~7일에 한 번씩 심각한 스모그를 경험했다. 지난해 중국 전국에서 스모그 발생일수는 8월을 제외한 11개월 내내 지속됐고 기상 기록 이래 가장 많았다. 특히 1~3월과 9~12월이 심각했다. 가을과 겨울에 전체 스모그의 80%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내용은 LG경제연구원의 자오유 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연구 보고서 '쉽게 걷히기 힘든 스모그, 중국 경제 감속 가능성 더 커졌다'에서 출처합니다. 보고서는 한국의 대기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국 스모그에 대한 최신 정보를 바탕으로 산업적인 접근과 분석을 시도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중심으로 관련 내용을 들여다 봤습니다.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징지역 내부의 스모그 발생의 최대 주범은 자동차 배기가스 (22.2%)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어 석탄연료 (16.7%) 산업 설비 (16.3%) 등인 것으로 나타났고요. [아래 그래프 참조=출처 자오유 연구위원 보고서]
자오유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중국 스모그 발생의 최대 주범으로 꼽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으 경우 2011~2012년 5%이하의 저성장을 겪다가 2013년 13.9% 성장해 연간 판매량이 2198만 대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힘입어 중국은 이해 자동차 생산량과 판매량이 모두 2000만 대를 넘어선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로 꼽혔고요.
이처럼 자동차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자동차 배기가스와 교통체증이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다는 것입니다. 통상 자동차 주행속도가 시속 50~60㎞에 못 미칠 경우 오염물질 배출이 더 많아집니다. 자동차 보유율이 높은 중국 대도시들의 경우 아침과 저녁 러시아워 시간대의 평균시속은 30㎞ 미만이라고 합니다.
더욱이 중국의 휘발유 및 경유 품질표준이 미국이나 유럽 각국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어서 차량 1대 당 오염물질 배출량도 상대적으로 많은 실정이고요. 주로 경유를 사용하는 대형차량은 기준 미달인 경우가 많아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자오유 연구위원의 분석입니다.
자동차가 중국에서 이처럼 스모그 발생의 주범으로 급부상하면서 정부의 초강력 대응책의 타깃이 된다고 자오유 연구위원은 지적했습니다. 예컨대 지난해 9월 10일 중국 국무원이 내놓은 자동차 배기가스 감축을 골자로 한 ‘대기오염 방지 및 해결을 위한 행동계획’이 그것인데요. 이는 “중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대기오염 해결 대책”이라는 평가가 따른다는 것입니다.
베이징은 이에 따라 2017년까지 자동차 보유량 600만대 이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올해 승용차 연간 증가한도를 종전 24만대에서 15만대로 줄였습니다. 또 작년 10월 ‘베이징 시 엄중 대기오염 응급대책’을 전면수정해 대기오염 정도에 따라 휴교, 휴업, 생산 중단 및 차량 운행 홀짝제 등의 조치를 실시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현재 자동차 배기가스 감축을 위한 ‘자동차 구매 제한 제도’를 도입한 중국의 도시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구이양, 스자좡, 톈진이 꼽힙니다. 자오유 연구위원은 “선전(深?), 청뚜(成都), 칭다오(??), 다롄(大?), 충칭(重?), 우한(武?), 항저우(杭州) 등 7개 도시도 이를 곧 도입할 태세”라고 전했습니다.때문에 “이같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기오염 해결 노력은 자동차 산업 관계자들에겐 그리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자오유 연구위원은 “중국 자동차공업협회자료를 인용해 이들 7개 도시가 구매 제한 정책을 도입할 경우 해당지역에서 자동차 판매량이 약 25%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는 중국 전국 연간 자동차 판매량의 2%에 해당한다는 것이 그의 추정입니다.
자오유 위원은 전통 자동차가 시련에 직면하는 반면 신에너지 자동차산업은 성장의 호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작년 9월 중앙정부는 2차 신에너지 자동차 보급 촉진 대책을 내놨는데 정부 보조금이 지급되는 시범도시를 6개에서 28개로 늘리고 시범사업 추진 경과를 엄격히 평가하겠다는 것이 골자기 때문입니다.
2013년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량은 1만7600여대로, 전년대비 37.9% 증가했습니다. 최근 끝난 지방정부 양회에서 다수의 지방정부들이 신에너지 자동차 구매를 늘리겠다고 결의했다고 자오유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강조했습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