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정보유출…지방선거 '표심잡기' 격돌
與 "기초연금 차등 지급"…野, 20만원 일괄 지급 주장
서비스산업발전·관광법, 국정원법 등 치열한 각축
[ 이정호 기자 ]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3일 개회하는 2월 임시국회에서 기초연금, 카드사 개인정보 대량유출 사태 등 민감한 현안을 놓고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몰이와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여야 간 치열한 입법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우선 기초연금 도입을 둘러싼 기싸움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65세 이상의 소득 하위 70% 노인들에게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해 매달 10만~20만원을 차등 지급하는 내용의 정부안을 지지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당초 공약대로 모든 소득 하위 70% 노인들에게 매월 20만원을 일괄 지급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여야는 7월1일 기초연금 지급을 위해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 기초연금법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이견이 커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그러나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당 모두 기초연금법 처리 무산시 불거질 책임론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막판 타협을 이룰 가능성도 있다.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사태 수습을 위한 여야 간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통해 사고 재발 방지책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국정조사와 청문회 이전에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신제윤 금융위원장 등 현 경제팀의 사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개인정보를 유출·활용한 금융사에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요구했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징벌적 손배제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해를 넘긴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의 처리 여부도 관심을 끈다. 새누리당은 의료법인의 자회사 설립을 허용하는 ‘서비스산업발전법’, 학교 인근에 노래방 주점 등 유해시설이 없는 호텔 건립을 허용하는 ‘관광진흥법’, 2만t급 이상 크루즈선에 선상 카지노 도입을 추진하는 ‘크루즈산업 육성법’ 등을 중점 처리 법안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의료민영화의 전 단계라는 논리를 내세워 서비스산업발전법 처리를 반대하고 있다. 관광진흥법과 크루즈산업 육성법에 대해선 각각 ‘대기업 특혜법’, ‘사행사업 조장법’이라는 주장을 펴 접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가정보원 개혁법안 처리를 둘러싼 이견도 팽팽하다. 국정원 개혁특별위원회는 이달 말까지 관련 입법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