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태 정치부 기자) 외국어에 일가견이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요즘 가장 즐겨쓰는 영어 표현이 ‘out of the box’라고 합니다. 해외 정상들과 회담을 하거나 청와대를 방문하는 해외 유명 인사들을 만나 창조경제를 설명할 때마다 단골로 이 표현을 쓴다고 하는데, 우리말로는 ‘창조적인, 독창적인’이란 뜻을 갖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청와대를 방문한 제프리 카젠버그 미국 드림웍스 대표와 대화하면서 이 표현을 처음 썼다고 합니다. 한국의 애니메이션 업체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얘기를 하면서 ‘think out of the box’(창의적으로 생각해라)라는 표현을 쓴 것이죠.
박 대통령은 그 이후 해외 순방중 정상회담 때마다 이 표현을 애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장 최근인 1월 중순 스위스 국빈방문에서는 디디에 브르크할터 대통령과 회담에서 박 대통령이 이 표현을 여러차례 쓰자, 나중에는 브르크할터 대통령이 한-스위스 경제인포럼 연설에서 ‘out of the box thinking’이 중요하다며 박 대통령의 표현을 그대로 차용하기도 했습니다.
작년 말 청와대에서 열린 장관들과의 송년회 자리에서도 이 영어 표현이 화제가 됐다고 합니다.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여러차례 수행한 경험을 얘기하다가 “외교관인 저도 잘 모르는 영어 표현을 자주 구사하시는 걸 보고 놀란 적이 많다”며 대표적인 예로 ‘out of the box’를 언급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바로 옆에 있던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어쩜 그런 고급 영어를 잘 구사하세요”라고 맞장구까지 쳤다는군요. 이 일이 있고 나서 장관들 사이에서는 이 정부에서 오래 장수하려면 ‘think in the box’하는 나쁜 버릇은 버리고 반드시 ‘think out of the box’하는 좋은 습관을 들여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고 있다고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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