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 대책 후폭풍
[ 김은정/류시훈 기자 ] AIA생명 본사가 텔레마케팅(TM) 영업 제한조치에 반발해 금융위원회에 규제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계 보험사들은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와 회동을 하는 등 집단반발 조짐을 보여 한·미 통상마찰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AIA생명의 글로벌 본사인 AIA아시아는 금융위에 전화영업 제한 조치에 대한 공식 항의 서한을 법률대리인을 통해 전달했다.
홍콩에 있는 AIA아시아는 이 서한에서 “이번 조치로 TM조직과 영업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니 조속한 철회 조치가 있기를 바란다”는 내용을 담았다. 직접적인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법적 근거가 부족한 과도한 조치’라는 메시지를 완곡하게 전달한 것이란 해석이다.
또 미국계 보험사인 AIG손해보험 ACE손해보험 라이나생명 등 3개사 사장은 이날 암참과 긴급 회동을 했다. TM을 제한한 데 따른 현황 파악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이번 조치는 생존을 위협하는 부당한 영업 방해행위”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서는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위반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와 국제 통상 마찰로 번질 것이란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논란에 대해 금융당국은 “외국계와 한국 보험사를 차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혀 FTA 위반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카드 개인정보 유출대책의 일환으로 전화영업 비중이 70% 이상인 7개 보험사 외의 금융사들은 지난 27일부터 오는 3월 말까지 TM을 중지하도록 행정지도했다.
김은정/류시훈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