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퇴행성 관절염, 손상된 연골 줄기세포로 회복…심하면 인공관절 치환술

입력 2014-01-28 06:57
[ 이준혁 기자 ]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해 얼마 전 관절 내시경수술을 받은 임모씨(58)는 수술 전을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 평소 무릎이 좋지 않아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받아 온 임씨는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무릎에 강한 통증을 느꼈다.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걸을 때 무릎이 아프고 쑤시는 것은 물론 무릎을 사용하지 않을 때도 통증이 계속됐다. 무릎은 점점 부어올랐고 밤이면 통증이 심해져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임씨는 더 이상 약물로 통증을 잠재울 수 없어 결국 병원을 찾아 관절 내시경수술을 받았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이뤄진 관절 내시경수술은 성공적이었다. 현재 재활치료 중인 임씨는 “지독한 통증과 부기가 사라졌고 무엇보다 잠을 편히 잘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며 안도했다.

연골 손상돼 염증 유발하는 퇴행성 관절염

퇴행성 관절염은 중년층 이상에서 흔히 발견되는 대표적인 관절질환이다. 관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해주는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지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송은성 세바른병원 강서점 원장은 “주된 발병 원인은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지만 관절의 사용 빈도가 높은 직업을 갖고 있거나 관절 외상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에도 퇴행성 관절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실제로 스포츠를 즐기는 20~30대 젊은 층에서도 퇴행성 관절염 환자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부위는 역시 무릎이다. 평소 몸무게를 지탱해주고 보행을 책임지는 관절이기 때문.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초기에는 큰 통증을 보이지 않지만 계단을 오를 때처럼 무릎 관절의 사용이 많은 경우 시큰거림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증상이 진행될수록 무릎이 붓고 열이 나는 특징이 있다.

말기 퇴행성 관절염에 이르면 뼈와 뼈 사이에 있는 연골이 모두 닳아 없어지면서 관절끼리 서로 마찰해 무릎 통증이 극심해진다. 이는 평소 보행에 크나큰 지장을 주는 것은 물론 무릎 관절이 변형돼 다리 모양이 휘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관절 내시경, 진단·치료 동시에

다행히 일찍 병원을 찾았다면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약물로는 염증을 가라앉히고, 물리치료로는 관절의 활동 범위를 늘려주는 것이다. 증상이 심각하지 않다면 이런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통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럼에도 통증이 계속되거나 연골 손상 정도가 크다면 보존적 치료 다음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이 수술적 치료, 바로 관절 내시경수술이다. 관절 내시경은 문제가 생긴 관절 부위에 초소형 카메라를 삽입해 손상 부위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의료장비다.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확인되면 바로 간단한 수술 기구를 내시경 주위에 넣어 손상된 연골을 봉합하고 이물질을 제거하므로 신속한 치료가 가능하다. 관절을 절개해 드러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출혈이나 통증이 적고 입원 기간이나 재활치료 기간도 짧은 편이다.

지난 30년간 관절 내시경수술만 1만7000건 시술한 고재현 세바른병원 강서점 원장은 “관절 속을 확대해 볼 수 있게 해주므로 관절 내시경은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장치(MRI)보다 진단이 정확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바른병원, 줄기세포 치료 주목받아

최근에는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퇴행성 관절염 치료도 주목받고 있다. 손상된 연골 부위에 줄기세포를 주입하면 주변 조직과 유사하게 분화한다.

이 원리를 이용해 연골을 원래에 가깝게 복원하는 것이다. 치료에는 제대혈로부터 중간엽 줄기세포를 분리해 배양시킨 뒤 이식 가능한 형태로 만든 연골치료제가 이용된다.

1회 시술로도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며 환자의 나이나 질병, 영양 상태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항상 일정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통증을 가라앉히는 데 그치지 않고 마모된 연골을 회복시키는 근본적인 치료라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관절 내시경수술과 줄기세포 치료는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을 제거하고 연골을 보존하는 데 큰 효과를 보인다. 그러나 말기 퇴행성 관절염 환자, 즉 연골이 손상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나 관절 모양에 변형이 생길 정도로 악화한 상태라면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해야 한다. 인공관절 치환술은 기존 인공관절의 수명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25~30년까지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세라믹형 인공관절이 나와 대체되는 추세다. 세바른병원 강서점의 인공관절 치환술은 손상 부분만을 선택적으로 교체하는 부분 인공관절 치환술로 절개 범위가 작고 회복 속도가 빠르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