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눠준 만큼 실적 더 좋아져…광복절에 협력사와 독도 동행할 것
[ 김병근 기자 ]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있는 건축자재 전문기업 덕신하우징은 27일 모든 임직원에게 500%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지난해 매출 1046억원, 영업이익 150억원이라는 매우 좋은 실적을 내긴 했지만 중소기업으로는 이례적인 성과급이다.
김명환 덕신하우징 회장(사진)은 “직원들이 신바람 나게 일해준 덕분에 당초 목표를 웃도는 실적을 달성했다”며 “성과는 나눠야 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1980년 설립된 덕신하우징은 건축물 바닥구조에 쓰이는 데크플레이트를 만들어 파는 회사다. 업계 1위인 이 회사 본사에 가면 사무실 냉장고 안은 물론 현관 앞 테이블 위에도 생수병들이 놓여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김 회장이 “협력사에서 물도 얻어먹지 말라”며 외근을 나갈 때 물을 챙겨가도록 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협력사에 소위 ‘갑질’을 하면 협력사도 원청업체도 모두 죽는다”며 “올해 경영 슬로건은 아예 ‘실천하자 나눔경영, 실현하자 동반성장’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에게 500% 성과급을 지급한 것도 ‘회사와 직원이 함께 가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오는 8월15일 광복절에 독도 여행을 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협력사 임직원을 부부 동반으로 초청해 2박3일 동안 독도에서 음악회를 열고 동반 성장을 자축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좋은 실적은 호흡을 잘 맞춰 준 협력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며 “직원들은 미팅 일정을 잡을 때도 철저히 협력사 스케줄에 맞춰 잡는다”고 말했다.
덕신하우징은 골프 꿈나무를 후원하는 등 나눔경영에도 열심이다. 지난해 11월 한국초등학교골프연맹과 ‘골프 꿈나무 발굴·육성 협약’을 맺었다. 골프연맹 발전기금을 지원하고 우수 선수에게 장학금을 제공하는 게 골자다. 우수 선수는 올해를 시작으로 매해 5월 첫째 주 ‘덕신하우징배’ 골프대회를 열어 선발한다.
김 회장은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 부도 위기에 내몰려 좌절했는데 박세리 선수가 미국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재기해야겠다는 힘을 얻었다”며 “초등학생 때부터 지원해 박세리급 선수를 양성하는 게 기업인의 도리”라고 말했다.
27일에는 덕신하우징 사업장 인근의 어린이 복지시설 세 곳에 각각 5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증정했다.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낸 만큼 회사가 매칭으로 불우이웃 돕기 기금을 마련해 SOS어린이마을(서울), 신아원(천안), 일맥원(군산)에 전달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