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사업 수익률 올리려면 시설물 유지·보수 신경써야

입력 2014-01-27 06:57
Real Estate - 부동산 임대시장 ABC


[ 김호영 기자 ] 2000년대 초반, 전국 요지에 펜션을 운영하면 말 그대로 연금(pension)처럼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너도나도 펜션 투자에 나선 시절이었다. 펜션 건립 열풍이 불던 그때 실제 있었던 일이다.

공직에서 은퇴한 A씨가 펜션 수익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 투자에 나섰다. 부지를 매입하고 바비큐 시설에다 전원 느낌의 데크를 갖춘 펜션용 주택을 짓는 데까지는 무리가 없었다. 펜션용 주택이 거의 준공될 무렵에는 안정된 노후 수익이 손에 잡히는 듯했다. 그랬던 A씨가 펜션 운영에서 손을 완전히 떼는 데는 1년도 걸리지 않았다. 그 이유는 생각지도 못한 ‘관리’라는 복병 때문. 펜션 문을 연 지 10개월쯤 되던 때 하룻밤을 묵은 젊은 부부는 유달리 요구사항이 많았다. ‘침대 시트가 더러우니 바꿔 달라’, ‘따뜻한 물은 왜 나오지 않냐’ 등 시시콜콜한 불만들이 밤새 이어졌다. 급기야 A씨는 “내가 무슨 모텔 종업원이냐”며 버럭 화를 내고는 다음날부터 예약을 받지 않았다. 그로부터 몇 개월 뒤 펜션 간판을 내렸다.

이 같은 A씨 사례는 형태만 달리했을 뿐 현재 진행형인 문제다. 장소는 전원에서 도심으로, 주택형은 펜션에서 임대주택으로만 각각 바뀌었다. 주택으로 임대소득을 올리려고 한다면 A씨 사례를 참고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임대사업 의향자들은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지만 막상 임대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관리’라는 벽이 높을 수 있어서다. 이 같은 관리의 벽은 실제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임대 의향자 및 임대사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어떤 설문조사만 봐도 임대사업 전후의 현실인식이 크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 강남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이행복 씨가 2012년 제출한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에 따르면 임대 의향자는 새로운 임차인을 찾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임대사업자는 임차인의 유지보수 요구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설문 대상 모집단위는 400여명으로 많은 편은 아니지만 임대사업의 엄연한 현실을 보여준 결과라는 평가다.

이상영 명지대 교수는 “예전에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집값이 올라 발생하는 시세차익 때문에 전세 임차인 관리에 신경쓰지 않았던 측면이 크다”며 “이제는 월세시장이 커지면서 임대인이 해야 할 관리 부분이 커졌고 공실 관리 등에 소홀하면 수익률은 예상보다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김호영 한경닷컴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