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NHK 신임회장도 망언 "위안부, 어떤 나라에도 있었다"

입력 2014-01-26 21:28
"보상 끝난 한국 또 요구 이상"


[ 도쿄=안재석 기자 ] 일본 공영방송사인 NHK의 신임 회장이 일본군 위안부 등과 관련한 망언을 쏟아내 파문이 일고 있다.

모미이 가쓰토 신임 회장은 지난 25일 취임 회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전쟁을 했던 어떤 나라에도 위안부는 있었다”며 “한국뿐만 아니라 전쟁지역에는 항상 (위안부가) 있었으며 독일 프랑스 등에도 존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일본만 강제 연행했다고 주장하니까 이야기가 복잡해지는 것”이라며 “(한국이) 보상하라고 하지만 이미 일·한 조약으로 해결된 것으로 다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이상하다”고 덧붙였다. 위안부와 강제 징용 보상문제 등이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이미 종결됐다는 일본 정부 입장을 그대로 대변한 것이다.

영토문제에 대해서도 아베 신조 정권과 보조를 맞췄다. 모미이 회장은 “외국 시청자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제방송에서 NHK가 독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등 영토문제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명확히 주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정부가 ‘오른쪽’이라고 하는 것을 (NHK가) ‘왼쪽’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모미이 신임 회장의 이런 발언은 방송사업자에 ‘정치적 공평성’을 의무화한 일본 방송법 등을 고려할 때 극히 이례적인 것이다. 일본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즉각 비판이 제기됐다. 아사히신문은 “언론사 최고 책임자로서 있을 수 없는 실언”이라며 사임을 촉구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