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민간요법 맹신하다 치료시기 놓칠 수 있어

입력 2014-01-24 16:31
수정 2014-01-24 16:48
대구에 있는 백화점에서 일하는 김민선씨(가명·28)는 몇년 전부터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기 시작했다. 겨울철이 되어 머리카락이 더 심하게 빠지기 시작하자 김씨는 탈모에 좋다는 샴푸를 구입해 적극 사용하였다. 또한 탈모엔 검은 콩이 좋다는 소리에 밥에 섞어 먹기도 하고 갈아서 마시기도 하였다. 하지만 적극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속 빠지는 머리카락에 속이 훤히 보일 지경이 됐다. 뒤늦게 탈모 전문 클리닉을 찾은 김씨는 탈모가 계속 진행 중이라는 진단을 받고 허망하고 속상했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탈모가 있는 사람이 900만명에 달하는 시대 임에도 탈모 초기 환자 중 실제로 병원을 찾는 비율이 낮은 편이라고 말한다. 탈모를 질환으로 인식하기 보다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거나 올바른 탈모 치료 시기와 방법을 모르는 채 민간요법에 의지해 ‘나홀로’ 치료를 시도하는 것이다. 탈모에 대한 대표적 민간요법으로 검은 콩 먹기, 물구나무 서기, 성관계 줄이기, 녹차로 머리 감기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은 의학적으로 치료 효과가 검증이 안 된 내용들이다. 검은 콩은 색깔의 유사성에서 오는 심리적 반응이며, 탈모에는 혈액 순환 개선이 필요하다는 정보로 시도되는 ‘물구나무 서기’ 역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두피보다는 온몸을 지탱해야 하는 팔 같은 근육 쪽으로 많은 혈액이 쏠리기 때문이다. 또한 탈모샴푸도 단순히 두피환경을 개선하는 것과 탈모를 억제하는 의약외품 등 제품별로 차이가 있어 무조건 탈모가 개선된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



김정득 대구 우리들의신경외과 원장은 “탈모에 효과 있다는 녹차로 머리 감기 등 민간요법이 검증 과정 없이 넘쳐나고 있다. 녹차에는 탈모를 일으키는 호르몬(DHT) 생성을 억제하는 성분과 모공을 조여주는 성분이 들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극소량인 데다 임상을 통해 탈모 예방이나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어 “탈모가 의심된다 싶으면 탈모 샴푸나 민간요법에 의존하기 보다는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우선적으로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당부했다.



탈모는 보통 하루에 100개 이상의 머리카락이 빠진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힘없이 끊어지는 현상 역시 탈모의 초기 증상이다. 탈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빨리 치료할수록 효과가 좋다. 특히 탈모의 원인과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받고 적합한 치료가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의학적으로 효과가 검증된 탈모치료법은 크게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로 나뉠 수 있다. 또한 두피환경을 개선시키는 각종 시술들이 있다. 탈모 초기에는 먹거나 바르는 약물치료가 효과적이며, 대표적으로 미녹시딜 제제가 있다. 탈모가 심한 경우 수술적인 방식인 모발이식 수술이 있다. 탈모의 영향을 안 받는 자신의 후두부 모발을 탈모 부위에 옮겨 심는 시술이다.



김 원장은 “탈모가 일어날 때 인터넷에 떠도는 민간요법 등으로 개선시키려다간 오히려 치료 시기를 놓쳐 시간과 노력이 더 많이 들어갈 수 있으므로 맹신하고 시도해서는 안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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