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형 K9 가격 200만~600만원 인하…초반 판매 성적 고무적
[ 최유리 기자 ] 정몽구 회장의 '애마 효과'에도 판매 부진을 겪던 기아자동차 'K9' 판매량이 가격 인하 처방에 되살아나고 있다.
24일 기아차에 따르면 지난 9일 출시된 2014년형 K9은 이달 들어 400여 대가 사전 계약됐다.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월 700대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그간 부진했던 판매량과 비교하면 고무적인 성적이라는 평가다.
K9은 2012년 출시 이후 8개월 간 7599대가 팔려 월 평균 판매 목표인 2000대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작년에는 전년 대비 33.8% 감소한 5029대가 판매됐다. 월 평균 판매대수가 400여 대로 추락한 것.
정 회장이 출퇴근용 차량으로 사용할 만큼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신차 개발과 홍보에 전력을 쏟은 모델이지만 그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다.
정 회장은 평소 출퇴근 뿐 아니라 외부 행사에 K9을 대동하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현대차의 신형 제네시스가 출시된 후에도 정 회장은 K9을 업무용 차량으로 꾸준히 애용하고 있다.
이런 정 회장의 애마 효과로도 빛을 못 본 K9의 판매가 최근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는 것은 가격 인하가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아차는 신형 K9의 차값을 구형(5166만~8436만원)보다 200만~600만원 가량 낮췄다. 최하위 트림 가격을 5000만원 대에서 4000만원 대 후반으로 조정하고 고사양인 3.8 모델도 300만~600만원 가량 인하했다.
판매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던 애매한 가격 포지션을 조정하면서 소비자의 마음을 돌렸다는 얘기다.
기아차 관계자는 "가격을 조정하면서 3.8 트림의 판매 비중(32%)이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며 "합리적인 가격 정책과 상품성 강화로 구형 모델보다 K9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