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혁현 기자 ] 삼성전자의 이익 둔화가 기정 사실화됐다. 이익 모멘텀(동력)이 사라지면서 삼성전자 주가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24일 지난해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8조3112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95%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4%, 3.73% 늘어난 59조2766억 원, 7조3012억 원으로 확정했다.
삼성전자의 이익 둔화는 예견됐다. 삼성전자의 이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사양(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정체됐기 때문이다.
IT&모바일(IM)사업부는 삼성전자 이익의 70% 가량을 차지한다. 지난해 4분기 이 사업부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33조8900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7%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5조4700억 원으로 18% 감소했다.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증가에 힘입어 4분기 판매량은 9500만대로 전분기보다 늘었지만 평균 판매 단가가 낮아지면서 수익성도 나빠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실적은 기저효과와 신제품(갤럭시S5) 출시 효과, 울트라HD TV 판매량 증가 덕에 소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다시 열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전략이 다변화 구조로 바뀌어 다양한 모델을 개발하는데 비용이 더 소요 된다"며 "한 모델로 '대박'을 내는 시기는 지났다"고 분석했다. 개발 비용이 더 드는 만큼 이익률도 낮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장기적으로 삼성전자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IM사업부 부진 탓에 이 회사 실적도 답보 상태에 머물 것이란 분석이 많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IM사업부의 이익 둔화가 확인된 만큼 반도체사업부, 소비자가전(CE)사업부 등에서 얼마나 만회 해줄지가 관건"이라며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내년 실적은 뒷걸음질 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익 모멘텀(동력)이 사라진 삼성전자 주가도 지지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130만 원을 기준으로 좁은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올 상반기 갤럭시S5 등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반짝 효과'는 있겠지만 큰 그림에서 횡보할 것이란 분석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뚜렷한 모멘텀이 없기 때문에 올해 삼성전자 주가는 125만원~145만원에서 오르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