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에 달했던 최신 휴대폰들이 4분의 1도 안되는 가격에 팔렸다. 정부가 강력한 규제 방침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동통신사들은 보조금 정책을 포기하지 못하고 연초부터 시장을 과열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24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간 최신 휴대폰인 갤럭시노트3(출고가 106만7000원)는 19만원에 판매됐다.
아이폰5S(81만4000원)는 15만원으로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아이폰5S는 제작사 보조금이 15만원 내외로 적용되던 단말기지만, 이례적인 보조금이 풀렸다. LG G2(95만4800원)는 공짜로 판매됐다.
이번 보조금은 기존 '스팟' 형식에서 벗어나 낮에도 대규모로 풀렸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통사가 새해를 맞아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보조금 대란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A사가 지난 22일 저녁 갤럭시노트3에 50만원 가까운 보조금을 풀며 시장을 과열 상태로 몰아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A사는 다음날에도 보조금 정책을 추가했고, 이에 경쟁 업체들도 보조금을 대폭 늘리면서 과열된 시장에 참여했다는 얘기다.
다만 A사가 보조금을 풀기 직전, B사가 보조금 정책을 추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업계의 '네 탓 공방'도 여전하다. 단말기 제조사가 모 이통사와 손잡고 보조금을 경쟁을 촉발시켰다는 주장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현재 법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 단말기 보조금은 최대 27만원이다. 그러나 이틀 간 100만원에 가까운 보조금이 지급되는 이상과열 현상이 나타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보조금 경쟁이 과열되자 이통사 3사에 영업정지와 과징금 부과라는 처벌 방침을 수 차례 밝혀왔다. 방통위는 지난해 12월 27일 이통사 3사에 역대 최대규모인 1064억원을 과징금으로 부과했다.
그럼에도 올 들어 스마트폰 보조금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14~15일에도 최신 휴대폰 단말기에 100만원 가까운 보조금이 투입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방통위 조사기간이 따로 있고, 스팟성으로 보조금을 투입한 건에 관해 제재를 한 적이 없다"며 "보조금 사태가 이슈가 될 때만 단속에 나선다면 결코 시장이 안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