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변화' '자기혁신' '한계돌파'…삼성 사장단 뇌리 '각인' 중

입력 2014-01-22 11:10
수정 2014-01-23 11:48

[ 김민성 기자 ] '한계돌파'를 기치로 본질적 체질개선에 힘쓰고 있는 삼성그룹 사장단이 신년 초부터 '변화' '혁신'을 주제로 한 강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신년사에서 주문한 '다시 한번 바꿔야한다'는 비전을 명확히 뇌리에 각인시키고 있는 셈이다.

22일 삼성그룹은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 회의 강연 주제가 '변화와 혁신의 리더십'이었다고 전했다. 강연자는 연세대 철학과 교수 김영철 교수였다.

강연 뒤 김 교수는 기자들과 만나 강연 핵심 키워드가 '자기 혁신'이었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세상은 변화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끊임없는 자기 혁신을 통해 이에 맞춰가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대게 문제에 대한 원인을 자기 외부에서 찾는 경우가 많지만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본인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고 소개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중국 철학자 장자의 사마귀 우화에는 혁신하지 않다가 단번에 몰락하는 사례가 나온다"면서 "세상이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혁신하지 않으면 결국 몰락할 수 밖에 없다는 내용도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변화에 따른 고통을 견디는 인내가 중요하다는 점도 소개했다. 김 교수는 "변화로 인해 새 제도가 도입되면 옛 제도 아래 받던 혜택이 사라져 불만이 표출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새 제도 도입에 따른 혜택이 눈에 보일 때까지 리더들이 인내하고 단순 불평불만에 호응하면 안된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강연내용에 삼성 사장단이 크게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열린 수요사장단 강연에서도 삼성의 이미지 변화 필요성이 도마에 올랐다. 강연자였던 전원책 변호사(자유기업원장)는 '바람직한 기업관을 위한 과제'라는 주제에 대해 "삼성은 디지털 기술이 아닌 인간적 감성을 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 하면 대기업, 엘리트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면서 "반면 삼성에는 인간적 감성이 빠져 있어 친근하고 가깝게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돌직구'를 날린 바 있다. 삼성에 이젠 아날로그적 '감성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어야한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이처럼 삼성그룹이 사장단에 끊임없이 '변화' '혁신' 키워드를 각인시키는 이유는 올해 경영 특명인 '한계 돌파'에서 찾을 수 있다. '1등' 삼성이 시장 불확실을 뚫고 한단계 더 발전하는 방책은 변화를 통해 '자신이라는 한계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 밖에 없다는 메시지다.

지난 2일 삼성 신년하례식이 열린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 무대 우측에는 '한계돌파, 창조적 혁신의 리더'라는 문구가 큼직하게 내걸려 있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 속에서 변화의 주도권을 잡으려면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후계구도에 올라있는 3남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및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경영기획실) 뿐만 아니라 삼성그룹 회장단 및 사장단·임원진 1800여명도 참석한 그룹 최대 규모 행사에서 '변화와 혁신만 살 길'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 2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신임 임원 축하만찬에서 "삼성 도약을 위해 다시 한번 바꾸자"고 건배사를 외쳤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