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50·기동헬기 수리온 제작 실력 이젠 우주개발로…KAI, 한국형발사체 조립 총괄

입력 2014-01-20 21:37
미래부·항우硏과 협약식
엔진·제어장치 제작 지휘
2017년 시험발사 목표


[ 이미아/김태훈 기자 ]
“로켓 제작의 모든 과정을 국산 기술로 진행하는 정부 프로젝트에 참여키로 하면서 ‘A부터 Z’까지 항공우주산업 전 분야에서 기술을 축적할 수 있게 됐습니다.” 20일 미래창조과학부가 선정한 한국형 발사체 총조립 업체로 뽑힌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조종래 미래사업실장은 이같이 말했다.

KAI는 2003년 발사체 사업에 나서기 위해 정부 입찰에 참여했지만 대한항공에 고배를 마신 뒤 인공위성 및 발사체 관련 전자부품 개발에만 집중해왔다. 10년 만에 발사체 총조립업체로 나서면서 KAI는 우주항공 분야로 사업을 넓혀갈 수 있게 됐다.

하성용 KAI 사장과 문해주 미래부 우주원자력정책관, 김승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이날 경남 사천시 KAI 본사에서 ‘한국형 발사체 체계 총조립 사업’ 협약식을 열었다.

KAI가 총조립하는 한국형 발사체는 한국 독자 기술로 만드는 첫 액체엔진 로켓이다. 지난해 1월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가 발사체의 핵심인 1단 로켓을 러시아에 의존한 반면 한국형 발사체는 1~3단 로켓을 모두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다. 총조립 업체는 엔진과 제어장치 등 발사체의 모든 구성품을 최종 조립한다.

2010년 사업을 시작한 한국형 발사체는 현재 예비설계를 하고 있다. KAI는 계약에 따라 발사체 개발사업의 1단계 종료 시점인 내년 7월까지 총조립을 위한 공장 설계와 발사체 이송 방안 연구, 총조립용 공구 고안 등을 맡을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 입찰은 지난해 11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주관으로 진행됐으며, KAI와 한화테크엠이 경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로호 발사체 총조립을 주도했던 대한항공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해 말 1.5t급 실용위성을 우주 저궤도(600~800㎞)에 올릴 수 있는 한국형 발사체 개발 시기를 당초 2021년 9월에서 2020년 6월로 1년3개월 앞당겼다. 이를 위해 2017년 12월 첫 시험 발사체를 우주로 쏘아 올릴 계획이다. 투입 예산은 1조9572억원이다.

2020년 9월과 12월에는 한국형 발사체를 이용해 달 궤도선, 달 착륙선을 연이어 우주로 보내는 사업에도 나설 예정이다. 달 탐사 프로젝트는 현재 예비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과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등을 개발, 생산해온 KAI는 발사체 관련 기술을 확보해 세계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이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지원을 받아 항공우주 분야를 키워왔듯 국책사업을 통해 자체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미아/김태훈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