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에 '미분양 전세전환' 인기몰이

입력 2014-01-20 21:06
수정 2014-01-21 04:35
한화 유로메트로 520가구 모두 계약…"건설사 자금난 덜고 수요자 싼집 얻어 윈윈"


[ 김동현 기자 ] 올 들어서도 전셋값이 꾸준히 오르면서 ‘미분양 전세전환’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미분양을 해소하려는 건설사와 높은 전셋값을 피해 저렴한 주택을 찾는 수요자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생긴 결과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전환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세전환 아파트는 거주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아파트 계약에 나서야 하는 ‘애프터리빙제’(선입주 후분양)와 달리 순수 전세계약 형태여서 계약금이나 입주 잔금을 내지 않고 전세보증금만 내면 거주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세입자 측에선 전세를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얻을 수 있고 건설사 입장에서도 빈집을 방치하지 않고 임대해 자금난을 덜 수 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8·28 전·월세 대책’에 따라 ‘전세금 반환보증’ 상품에 가입한 아파트들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11월 경기 김포시 풍무지구의 ‘한화 유로메트로’(조감도) 520가구를 전세전환으로 내놨다. 꾸준히 계약자가 늘면서 최근 모든 전세 계약이 끝났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계약금 안심보장제를 통해 기존 분양자들도 위약금 없이 분양을 포기할 수 있다”며 “계약 포기분이 생기면 내달 추가로 전세전환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단지는 오는 5월 입주 예정으로 전용면적 84·101·117㎡형 전셋값이 1억6000만~1억8000만원 수준이다.

현대건설은 인천 영종도 ‘영종 하늘도시’에 있는 ‘영종 힐스테이트’(1628가구)를 전세전환 아파트로 계약 중이다. 아파트 임대금액은 1억원으로 책정됐다. 이 단지는 전세금 반환보증 임대상품이 아니라 현대건설을 임대인으로 하는 순수 전세 상품인 게 눈길을 끈다. 회사 명의의 선순위 근저당 설정이 없어 임차인은 확정일자 등을 통해 임차보증금을 안전하게 보장받을 수 있다.

동부건설은 인천 귤현동에 지은 ‘계양 센트레빌’의 미분양 물량을 전세로 전환해 효과를 보고 있다. 순수 전세계약으로 전세보증금만 내면 거주할 수 있다. 현재 전용 84~145㎡ 일부 잔여 물량을 면적에 따라 1억6500만~2억2000만원에 공급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