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드사의 1억여 건 정보 유출과 관련해 금융사기를 당한 2차 피해 추정자가 발생했다. 만일 2차 피해가 사실로 확인되면 이번 정보 유출에서 2차 피해가 없을 것으로 공언했던 금융당국 수장들의 신뢰도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향후 금융사기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민원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 국민카드, 농협카드의 1억400만건 고객 정보 유출과 관련해 지난 17일 개인 정보 유출 확인을 개시한 가운데 자신도 모르게 결제되는 피해를 봤다는 고객이 다수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신용정보평가사 한국크레딧뷰로(KCB) 직원이 지난해 6월 이들 카드사의 고객 정보를 빼돌린 것을 적발해 2차 유통을 막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검찰은 외부로 개인 정보 유출이 없다고 했다"면서 "그러나 일부 2차 피해 정황이 있어 해당 카드사에 집중적인 점검과 보상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 롯데카드 고객 A씨는 지난 19일 오후 갑자기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5000원 결제 문자가 뜨자 롯데카드 불법신고 상담센터에 연결했으나 통화량이 많아 대기하고 있었다. 이후 10분 간격으로 계속 추가 결제 문자가 와서 인터넷을 접속했더니 자신의 개인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했다.
A씨는 결제된 게임회사들에 피해신고 메일을 보냈으나 일부는 그대로 결제된 상태였다.
이후 21일 롯데카드 고객센터에 연락했으나 민원이 폭주해 접수조차 못했다.
1억여건의 카드사 고객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정보 유출 카드사 민원센터에서 갑자기 스팸 문자와 대출 전화가 급증했다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정보 유출 카드사 고객은 "평소 많아야 5개 정도이던 스팸 문자가 지난주부터 10~15개씩 오고 있으며 주로 사설 도박 광고가 많다"면서 "내 개인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게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2차 피해 우려에 대해 "검찰 수사결과를 보면 추가 유출에 따른 2차 피해는 없다고 확신한다"면서 "만에 하나라도 피해가 발생하면 카드사가 무조건 배상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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