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영 기자 ] '불청객' 조류인플루엔자(AI) 탓에 설 명절을 불과 열흘 앞둔 대형마트 3사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AI 공포가 이미 오리고기와 닭고기 판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만약 AI 공포가 2주일 이상 장기화되면 전년보다 20~30% 이상 관련 매출이 급감할 것으로 분석됐다.
20일 이마트에 따르면 의무휴무일을 제외한 지난 3~5일에 비해 AI 발병 이후인 17~19일 동안 오리고기와 닭고기의 매출은 모두 10%씩 줄었다.
일주일 전인 지난 11일과 18일만 놓고 보면 오리고기 판매는 7%, 닭고기는 3% 가량 감소했다. 판매 감소 폭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롯데마트도 지난 17~18일 이틀 동안 오리고기와 닭고기 모두 전주 대비 판매가 눈에 띄게 줄었다. 오리고기와 닭고기는 전주보다 각각 18%와 3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주 전과 비교하면 닭고기는 오히려 4% 이상 판매가 증가했으며, 오리고기는 26% 가량 줄었다.
롯데마트는 다만 "일요일을 제외한 짧은 비교 기간과 기존 행사 영향 등이 있어 아직까지는 AI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마트도 "일단 지역별로 AI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렇지만 AI 공포가 장기화된다면 판매 부진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마트는 "AI가 전국으로 확산돼 장기화되면 과거 사례를 볼 때 20~30% 까지 매출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지난주 전북 고창 씨오리 농장 인근에서 첫 발병한 AI는 이날 현재 고창·부안 인근 오리 농장 3곳으로 확산됐다. 근처 저수지에서 폐사한 야생오리떼도 AI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