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확산 우려·개인정보 유출 사태…관련주 '희비'(종합)

입력 2014-01-20 15:07
[ 정형석 기자 ]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 우려와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관련주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0일 하림은 전날보다 260원(4.91%) 내린 504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마니커, 동우 등도 2% 가량 내렸다.

AI 확산으로 닭고기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서다. 실제로 이마트는 전북 고창의 AI 발병 사실이 알려진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닭과 오리고기 매출을 분석한 결과 2주 전인 지난 3∼5일에 비해 각각 10% 가량 줄었다고 이날 전했다.

반면 백신 방역 수산주들은 무더기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신라에스지, 한성기업, 사조오양, 사조대림, 동원수산 등 수산주와 대한뉴팜, 이-글 벳, 팜스웰바이오 등 백신.방역 관련주들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VGX인터, CJ씨푸드 등도 6~12% 올랐다.

이날 야생 오리떼도 AI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주들이 상승폭을 확대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크게 4차례 AI가 발생, 최소 42일에서 240일 정도 문제가 지속됐다. 과거 사례에서 '백신', '방역', '수산주' 등이 탄력적 반응을 보였다.

개인정보 유출사태로 카드 재발급 관련주와 보안 관련주들이 수혜 기대에 급등세를 연출했다.

KB국민카드, 농협카드, 롯데카드 등 3개 카드사와 함께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에서도 수천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소식에 카드 재발급 수요가 급증하고 보안대책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서다.

스마트.신용카드 제조업체 아이씨케이는 전날보다 310원(14.90%) 오른 2390원에 마감했다. 모바일 및 클라우드 보안분야 서비스업체인 라온시큐어도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1555원을 기록했다.

스마트카드 카드운영체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솔라시아, 정보 보안 제품 및 서비스 제공업체 시큐브, 스마트카드 핵심기술인 자바 오픈 플랫폼 기반의 OS개발 및 판매에 나서고 있는 코나아이 등도 2~8%대 강세를 보였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번 사건은 이전과는 다르게 컴퓨터를 통한 해킹이 아닌 내부자 및 관련자의 소행이라는 점, 피해 건수와 고객 수가 광범위하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로 고객의 불안감은 쉽사리 가라앉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증권사는 "결국 추가 피해 가능성이 낮다는 금융당국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고 금융사 고객은 카드 재발급 등 실질적 피해 방지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에 따른 카드 재발급 관련 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했다. 또 "금융당국의 발표대로 이번 사태를 악용할 금융사기(보이스피싱, 스미싱)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에서 관련 수혜 종목의 단기 테마 형성 가능성은 크다"고 판단했다.

KB국민카드와 국민은행에서 대량으로 고객정보가 유출돼 향후 수익성 악화, 피해보상, 규제강화 등이 우려되는 KB금융은 0.13%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KB금융은 장중 2% 가까이 하락했지만 장 막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줄였다.

한편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날 이번 유출사건과 관련해 신제윤 금융위원장에게 "정확한 상황과 피해 등을 국민에게 소상히 알리고 재발방지 대책 수립과 책임자의 처벌을 대폭 강화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정 총리는 "먼저 정보유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대출사기, 보이스 피싱 등 2차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련기관이 총력을 다하라"면서 "만약 2차 피해가 없다면 그 근거를 밝혀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고 국민이 안심하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