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분석 - 환경정책평가硏 보고서
[ 김주완 기자 ] 초미세먼지 농도가 ㎥당 10㎍ 높아지면 65세 이상 노년층이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하는 건수는 9%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한반도로 넘어와 노년층의 건강 관리가 각별히 요구되는 상황에서 나온 조사 결과다.
19일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서울시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작성한 ‘초미세먼지 건강영향 평가 및 관리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10㎍/㎥ 짙어질 때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노년층의 입원 건수는 8.84%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조건에서 전체 연령의 호흡기 관련 입원 건수는 1.06% 증가했다. 심혈관계 질환의 경우 입원 건수가 65세 이상 연령은 3.74%, 전체 연령은 2%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보고서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청구 자료, 기상청의 기상 자동측정망 자료,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대기측정망 자료 등을 이용,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서울시의 입원 환자를 전수 조사해 만들었다. 그동안 국내에 초미세먼지가 증가하면 호흡기 건강에 해로울 것이라는 우려는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상관관계를 밝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현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번 분석을 통해 초미세먼지 증가로 환자 수가 실제 늘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초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면 노인과 어린이, 호흡기 질환자, 심혈관 질환자는 외출을 자제하는 등 장기간 노출을 삼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초미세먼지는 지름 2.5㎛ 이하 먼지로 PM 2.5라고 한다. 자동차 매연과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유독물질·중금속 등이 대기중 광화학 반응을 일으켜 만들어진다. 흡입하면 폐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심근경색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의 초미세먼지 하루평균 농도는 지난 1일 25㎍/㎥에서 17일 64㎍/㎥까지 치솟았다. 17일에는 95㎍/㎥를 넘는 농도가 2시간 이상 지속되자 올해 첫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이번 보고서에서 서울시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초미세먼지 농도 권고 기준(연평균 20㎍/㎥)을 달성할 경우 65세 이상 노인의 호흡기 관련 입원 건수는 5375건, 심혈관계 관련 입원 건수는 5260건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