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몰 인기에 죽쑤는 美 소매점

입력 2014-01-17 21:08
방문객수 3년새 절반 줄어…점포정리·인원 감축 잇따라


[ 강영연 기자 ] 지난 연말 쇼핑시즌 미국 소매점을 찾은 방문객 수가 2010년 같은 기간 300억명 이상에서 절반 수준인 176억명으로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소매점 매출이 줄어들 뿐 아니라 매장을 직접 찾는 소비자도 급감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스트바이는 이날 지난해 연말 쇼핑시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였던 0.5% 증가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다. WSJ는 “고객을 끌기 위해 할인율을 높인 전략이 매출과 영업이익에 타격을 입혔다”고 분석했다.

베스트바이는 연말 월마트 등과 함께 공격적으로 가격을 낮췄지만 소비자를 끌기엔 역부족이었다. 온라인에서 제품을 고르고 매장에 와서 구매하길 바랐지만 고객들은 오히려 반대로 행동했다. 온라인 업체들이 더 좋은 가격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은 특가상품을 살 때만 매장을 찾는다고 WSJ는 분석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판매는 두 배로 늘었다. 또 온라인몰들은 주기적으로 구매하는 기저귀, 세제, 화장지 등 소모품을 정기적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다.

투자은행 코웬앤드코의 페이 랜즈 애널리스트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상점을 찾지 않으면 뭔가를 살 가능성조차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적 악화로 유통업체들은 기존 점포를 정리하고 인원을 줄이는 등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 JC페니는 1100여개 매장 중 실적이 부진한 33개 매장을 폐쇄하고 직원 20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