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병훈 기자 ]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법인명 서울히어로즈)의 주식 40% 양도를 둘러싼 구단 측과 재미동포 사업가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 간 법정 싸움이 가열되고 있다. 잇단 법정 소송으로 히어로즈의 지배구조가 크게 바뀔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5일 홍 회장의 주주 지위를 인정한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판정을 취소해달라고 요구한 히어로즈의 청구를 기각하고, 홍 회장의 중재판정 강제집행을 허가했다. 히어로즈는 홍 회장에게 기명식 보통주식 16만4000주(액면가 5000원)와 중재비용 1245만원 등을 지급해야 한다. 16만4000주는 히어로즈 구단 발행주식 41만주의 40%다.
홍 회장은 자금난에 처해 있던 히어로즈와 2008년 7월, 9월 두 차례에 걸쳐 투자계약을 맺고 10억원씩 총 20억원을 구단에 지원했다. 당시 홍 회장이 히어로즈에 건네준 20억원의 성격을 놓고 히어로즈는 이 자금이 단순대여금이며 주식 양도 계약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홍 회장 측은 지분 양수를 전제로 한 투자였다고 맞섰다.
이에 히어로즈는 홍 회장의 주주 지위를 부인하는 중재신청을 2012년 5월 대한상사중재원에 제기했다. 대한상사중재원 중재판정부는 홍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히어로즈가 중재판정을 이행하지 않자 홍 회장은 소송을 제기, 1년여의 법정공방 끝에 결국 승소했다.
넥센 히어로즈에 따르면 구단 자체는 보유주식이 없다. 이장석 구단 대표와 남궁종환 부사장, 조태룡 단장 등 개인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히어로즈 관계자는 “홍 회장이 투자한 20억원에 대해 구단은 그동안 목동구장 내 매점 운영권, 광고권 등을 제공해왔다”며 “홍 회장이 주식 40%를 양도받으려면 넥센 히어로즈의 회사가치 상승분에 대해 정산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히어로즈는 이번 결정에 불복, 항소 등 추가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