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국민연금 등 기관들 부담 더는 투자 구조 제안
매각 가능성 높아져 건설 유동성 해소 전망
이 기사는 1월16일(14:2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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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이 재개됐다. 최대주주인 동부건설과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은 KTB PE와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에 관한 MOU(양해각서)를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동부그룹 유동성 개선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16일 IB(투자은행) 업계와 이번 딜에 관여한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동부건설 등 매각측은 지난 2일 큐캐피탈과 계약을 해지하고, 15일께 KTB PE를 새로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큐캐피탈은 국민연금 등 기관 투자자 유치에 실패,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불가피하게 이번 거래에서 손을 뗐다.
KTB PE는 동부그룹이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할 당시 400억원을 출자하는 등 동부와 공조 관계를 유지해 온 사모펀드 운용사다. 동부 경영진의 의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데다 큐캐피탈의 선례를 충분히 감안해 투자 구조를 설계한 터라 이번엔 매각 가능성이 높다른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민연금은 작년 말 동부익스프레스 투자와 관련해 대체투자심의위원회를 열었으나 동부그룹이 동부제철 인천공장, 동부하이텍 등 주요 계열사 매각 계획이 동부익스프레스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로 투자를 보류시켰다. KTB PE는 기관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해 위험 부담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투자 구조를 짠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후순위는 동부건설이 500억원 가량을 넣기로 한 것은 변함 없을 것이고, 선순위도 손대기 힘들 것”이라며 “결국 중순위 투자 부문을 보강하는 쪽으로 기관 투자자들의 부담을 줄여줬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동부건설은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이 성사되면 최소 3000억원 가량을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회사채 등 긴급히 차환해야 할 시장성 대출이 1950억원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동성 위기에서 확실히 벗어날 수 있는 셈이다. 그룹 차원에서도 호재다. 동부건설에서 비롯된 위험성이 훨씬 줄어드는 데다 주요 계열사 매각 등 선제적으로 자구계획을 내놨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자본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데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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