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진석 기자 ]
‘역시 벤츠야, 역시 S클래스야!’
시승하는 내내 이 생각만 났다. 겉모습을 봐도, 안을 들여다봐도, 시동을 걸어도, 가속을 해도, 과속방지턱을 지나도, 제동을 해도, 스티어링휠을 돌려도, 음악을 틀어도 계속 같은 생각이었다. 좀 표현이 과한 면이 있지만 적어도 지금의 메르세데스 벤츠 뉴 S클래스는 경쟁자로 지목되는 BMW 7시리즈, 아우디 A8보다 한 수 위였다.
시승차는 뉴 S500. 넋을 잃을 정도로 아름다운 외관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차를 디자인한 벤츠의 수석 디자이너 고든 바그너가 “차가 아닌 예술작품이다”라고 한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두툼한 전면부에 자리잡은 라디에이터그릴과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을 휘감은 헤드램프는 ‘자신감’이라는 단어의 뜻을 이해할 수 있게 했다. 보닛 앞부분 끝에서 리어램프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보디라인은 보기에만 좋으라고 만든 게 아니었다. 공기흐름을 제어해 차량이 받는 저항을 최대한 낮추는 역할도 한다.
실내도 외관만큼이나 아름답다. 운전석에 앉으면 큼지막한 계기판과 가운데 부분의 모니터가 눈에 들어온다. 계기판에는 디지털 액정이 적용됐고 뛰어난 해상도의 모니터는 독일 명품 오디오 제조사인 부메스터의 스피커와 함께 차 안을 최고급 홈시어터로 변신시켰다. S클래스의 최고급 가죽시트에 두 발을 뻗고 편안하게 앉아 영화 한 편을 감상하는 것이 영화관보다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다.
뉴 S500에는 배기량 4663㏄짜리 8기통 트윈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455마력, 최대토크 71.4㎏.m의 힘은 2t이 넘는 차체를 거뜬하게 움직였다. 조용하고 부드러웠다. 스포츠모드에 놓으면 댐핑스트로크(서스펜션이 상하로 움직이는 정도)가 딱딱해지면서 한층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보이지만, 그럼에도 승차감을 전혀 훼손하지 않았다. 핸들링도 대형 세단이라는 것을 잊을 정도로 민첩했다. 굳이 트집을 잡자면 스포츠모드에선 배기음이 좀 더 카랑카랑하게 들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