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꼭지의 진화, 어디까지?…LED 조명 등 다양한 기능

입력 2014-01-15 09:41
[ 정형석 기자 ] 첨단 기능을 갖춘 수전(수도꼭지)들이 등장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단순히 물을 흘러가도록 하거나 멈추게 하는 기능을 넘어서 최첨단 기능을 갖춘 수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류가 수전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생각보다 역사가 오래됐다. 기원전 1700년부터 수도꼭지와 배관이 가정에서 사용했다는 기록이 발견된다. 로마제국은 수도꼭지와 배수시설을 이용해 11개의 공중목욕탕, 856개의 개인 목욕탕에 물을 공급했다고 한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가진 수전이 최근 들어 첨단기술과 결합해 놀랄 정도로 진화했고 앞으로 그 변화의 끝이 어디일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첨단 기능이 내장된 수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대림통상은 '에너지 절약 수전 카트리지'를 내놨다. 이 수전 카트리지는 레버의 위치가 오른쪽에서 중앙까지 완전 냉수구간으로 설정돼 사용자가 인식하지 못하고 낭비되는 온수의 사용을 억제하는 에너지 절약 상품이다. 냉수와 온수 구간 사이에 소리를 내는 클릭 기능을 삽입해 온수 사용시 보일러가 점화되는 것을 인지할 수 있다. 또 냉수가 일정 비율에 따라 나오도록 설계돼 샤워에 적합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 화상 방지의 장점이 있다. 이 제품은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친환경 신자재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손동작으로 틀었다 잠그는 수전도 개발됐다. 2010년 야스퍼 데커(Jasper Dekker)라는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제스처 컨트롤 수전인 '델타 터치 20(Delta touch 20)'은 사람의 손동작으로 물을 틀고 잠그며 온수와 냉수를 선택할 수 있고 물의 세기도 조절할 수 있다. 이 제품은 공중화장실처럼 세균 서식이 우려되는 곳에서 수요가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수도꼭지도 등장했다. 이 제품은 아직 시판되지 않았지만 향후 양산될 경우 큰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소형 터빈이 장착돼있어 전기를 생산해 전구의 불을 밝힐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로얄&컴퍼니도 지난해 말 물의 온도에 따라 색상이 바뀌는 'LED 수도꼭지’를 선보인 바 있다. 도자기 물병 모양으로 디자인된 이 제품은 26℃ 이하의 물이 나올 경우 파란색, 26℃에서 38℃ 사이는 녹색, 38℃ 이상에서는 붉은색을 띄는 등 물의 온도에 따라 총 17가지로 색상이 변한다. 온도를 손으로 직접 확인할 필요가 없어 편리함과 안전성까지 겸비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09년 이탈리아의 에꾸아시스템(Equasystem)사에서 수도꼭지에 LED 조명을 넣어서 온도에 따라서 물의 색이 변하게 만든 수전을 내놓았다.

욕실 건자재 업계 관계자는 "수전의 경우 디자인 경쟁은 이미 끝났고 기능 경쟁의 시대에 돌입했다"며 "관련 업체들간 향후 기능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