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정 기자 ]
여자친구가 탄 기차를 따라 달리는 앳된 모습의 배우 원빈. 계속 달리는 원씨가 어느새 정장을 입은 늠름한 모습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누군가를 향해 달리고 있다.
동양생명은 13년 전 광고 모델이었던 원씨와 당시 광고 시나리오를 그대로 사용해 ‘고객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언제든 달려가는 수호천사’ 이미지를 확실하게 표현했다.
동양생명이 13년 만에 원씨를 다시 광고 모델로 발탁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동양생명은 2012년 하반기 인수합병(M&A) 이슈가 불거지면서 임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진 데다 가입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졌다. 전속 설계사들의 이탈을 막고 영업활동을 장려할 수 있는 대내외적인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가입자들에게 동양생명의 이미지가 수호천사로 각인돼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수호천사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광고 모델을 찾았고, 13년 전 광고 모델이었던 원씨가 적격이라는 결론을 냈다.
원씨의 재등장으로 동양생명은 늘 변하지 않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 원씨의 인지도 덕분에 블로그나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정보를 제공해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바이럴 마케팅’도 가능했다.
결과도 좋았다. 원씨를 광고 모델로 선택하기 전 동양생명의 브랜드는 100명 중 71.2명 정도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원씨가 광고 모델로 활동한 지 6개월 만에 이 수치가 79.2명으로 높아졌다. 특히 100명 중 25명이 동양생명을 언급했을 때 바로 수호천사를 떠올리는 결과를 낳았다.
온라인에서 광고 효과는 더욱 컸다. 원씨를 내세워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선보인 ‘수호카드 캠페인’은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100만명이 방문했다. 이와 연계한 ‘수호카드 보내기 캠페인’은 5개월여 만에 참여자 수가 10만명을 넘었다.
홍장범 동양생명 홍보팀장은 “이 같은 활동이 다시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화제가 되면서 ‘원빈=착한 배우=수호천사=동양생명’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