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업
최대 60일 국내 체류 가능
건강검진 등 위해 방한 늘어…한방미용·성형에도 관심
[ 김명상 기자 ]
지난 2일 러시아인 카스피로비치(27)는 대전 둔산동 밝은누리안과에서 시력교정수술을 받기 위해 남편과 함께 입국했다. 카스피로비치는 국내의 선진의료시스템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하며 “지인들에게 한국 의료의 뛰어난 점을 널리 전파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일부터 러시아 관광객들이 비자 없이 60일까지 체류할 수 있도록 한국·러시아 비자면제협정이 발효되면서 카스피로비치처럼 의료관광을 목적으로 한 러시아인들이 대거 국내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러시아는 2012년까지 연평균 약 110%의 성장률을 보이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09년 방한한 러시아 의료관광객은 1700명으로 전체 외래관광객의 4.1%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0년에는 5100명, 2011년 9600명에서 2012년에는 1만6000명으로 꾸준히 늘면서 전체 비중은 12.2%까지 늘었다. 러시아는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의료관광분야에서 네 번째로 큰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2012년 한국을 방문한 러시아인이 17만명으로 전체 외래방문객 중 약 1.5%의 비중을 차지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 잠재력을 실감할 수 있다.
이처럼 러시아 의료관광객이 꾸준히 늘어나는 이유는 전반적으로 현지 의료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조사에서 러시아 국민은 자국의 의료기관 이용 후 21%가 만족한다고 답한 반면 38%가 불만족스럽다고 답변했다. 의사 부재 시 간호사가 대신 진료를 보거나, 검사 결과를 상세히 알려주지 않는 등 낮은 의료수준, 의료진의 불친절, 비싼 의료비, 낙후된 설비, 이용불편 등이 주요 불만사항으로 꼽혔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의료만족도가 떨어지는 자국보다 해외에서 치료를 받으려는 수요가 매우 높은 편이다.
이에 한국관광공사는 러시아 의료관광객을 대상으로 국내 수용태세 및 인프라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만족도 향상을 위해 의료기관, 전문여행사 등의 서비스 표준화 및 상향 평준화를 위한 활동을 벌이고, 러시아 의료관광의 붐을 중앙아시아 및 동유럽 시장으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대전마케팅공사에서도 의료관광객 유치 거점 구축을 위해 모스크바에 해외사무소를 개설한 뒤 러시아 현지에서 지속적인 홍보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공사는 지난해 3월 모스크바 국제관광박람회에 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한국의료관광 홍보관을 운영하고, 8월에는 사할린 지역에서 내륙권의료관광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러시아 아에로플로트 항공사 기내잡지 12월호에 의료관광 광고 게재 등 비자 면제에 따른 러시아 의료관광객 유치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러시아 의료관광객의 증가가 예상되고 있지만 수용태세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높아지고 있다. 매년 증가하는 의료관광객에 대비해 숙소는 물론 전문통역자조차 제대로 구비되지 않고 있다. 의료형 리조트조차 올해 개설될 제주 한라병원 ‘위호텔’ 정도에 불과해 의료리조트 증설도 속히 이뤄져야 할 부분이다. 의료관광 연계상품이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의료관광사업단 김기진 씨는 “극동러시아 의료 한류 인지도를 기반으로 중서부 내륙 주요 거점도시를 공략하고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및 동유럽 등 러시아어권 국가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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