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웅 모두투어 회장, 개별여행·호텔 등 새 먹거리에 투자…글로벌 여행사 도약

입력 2014-01-13 06:58
파워인터뷰

여행업계는 변수 많은 시장…40년동안 늘 긴장하며 살았죠


[ 김명상 기자 ] “편안할 때 어려움을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도 저는 긴장 속에서 살아요. 새벽 2시까지 술을 마셔도 아침 6시만 되면 일어나 샤워를 하고 출근 준비를 하죠. 지금껏 한번도 스스로 회장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국내 여행업계 2위 업체인 모두투어를 창립해 이끌고 있는 우종웅 회장(67)은 꼿꼿했다. 1974년 고려여행사에 입사해 여행업계에 입문한 지 어느덧 40년. 업계의 원로지만 아직도 회사를 설립했던 초심을 잃지 않고 있다고 했다.

“지금도 반드시 넥타이를 매고 집을 나섭니다. 여름에도 좀체 반팔을 입지 않죠. 처음 업계에 투신한 이후 늘 손님 맞을 준비를 하느라 지켜온 스타일이 이제는 습관이 된 탓이에요. 심지어 술자리가 끝나고 집에 갈 때도 마음을 놓지 못합니다. 흐트러진 모습이 후배들의 눈에 띄어 오해를 살 수 있으니까요.”

경영환경이 어렵지 않은 해가 없고, 예상치 못한 변수마저 발생하면 가장 먼저 휘청대는 것이 여행업계의 특성이다. 우 회장의 이런 깐깐함과 철저한 자기관리는 지금의 모두투어를 있게 한 이유이기도 하다. 우 회장은 “한국이 관광대국의 길에 들어섰지만 여행업은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 악전고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는 모두투어의 새로운 ‘비전 2020’을 선언하고, 글로벌 관광레저그룹으로 도약할 초석을 다지는 해가 될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안정을 추구하는 편이지만 개별여행, 호텔·레저 사업 등 신규 수익모델을 찾아 과감한 투자를 진행할 생각입니다.”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은 모두투어는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올해 목표는 판매금액 1조5000억원, 영업이익 267억원. 하지만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금까지 성장동력이 됐던 패키지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개별여행시장으로 급속히 대체되는 환경적 변화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모두투어는 △개별여행시장 판매 강화 △브랜드 가치 향상 △고부가가치 상품개발 △생산성 개선 △사업 다각화를 올해 핵심 키워드로 설정했다. 지난해 항공&테마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개별여행시장 판매 강화를 위한 칼을 빼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대형여행사가 여행업계 전체의 파이를 키우고 질적 향상에 기여한 공도 있지만 여행 수요를 ‘싹쓸이한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우 회장은 리딩업체로서 업계에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한편 상생을 위한 노력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해외여행의 대중화로 인해 여행업계가 예전과 달리 무한경쟁 상태에 놓이게 됐습니다. 이제라도 단순한 가격경쟁에서 탈피해 여행상품의 질적 향상과 그에 맞는 서비스 개선을 통해 각자의 경쟁력을 키워가야 해요. 모두투어는 본사뿐만 아니라 대리점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상품 및 지역 설명, 서비스 교육을 통해 자체 경쟁력을 가지도록 하고, 온·오프라인을 통해 언제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유지하고 있죠. 이게 우리의 상생의지를 표현하는 겁니다.”

모처럼 만난 김에 짓궂은 질문을 던져봤다. 모두투어보다 늦게 출범한 하나투어가 현재 업계 선두를 달리는데 샘나지 않을까.

“샘이요? 그것보다는 이만큼 양사가 성장하도록 해준 고객과 대리점을 위해 헌신하고 공헌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함께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가격조정 등 긍정적 효과도 나타나지 않았습니까. 앞으로도 양사는 동료이자 선의의 라이벌로서 업계에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역할을 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