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5년 탄생한 바쉐론콘스탄틴…나폴레옹 1세·순종이 찼던 그 시계

입력 2014-01-10 21:39
수정 2014-01-11 03:46
분·초침없이 시침만 있는 '필로소피아'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시계 '블라디미르'
다이아몬드 세팅 '말테 투르비용 하이 주얼리'
소량생산 원칙…수천만원서 수억원대


[ 임현우 기자 ] 175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탄생한 ‘바쉐론콘스탄틴’은 현존하는 명품시계 브랜드 중 가장 긴 업력을 갖고 있다.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1세, 259대 교황 비오 11세, 미국 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뿐 아니라 조선의 마지막 임금 순종도 바쉐론콘스탄틴 시계를 찼다. 소량 생산이 원칙으로, 연간 생산량이 2만개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수천만원에서 시작해 수억원을 넘나든다.

바쉐론콘스탄틴은 “최고(最古)이자 최고(最高)”라는 자부심 답게 독특한 시계를 자유자재로 만들어낸다. 최근엔 맞춤 제작 서비스인 ‘아틀리에 캐비노티에’를 통해 지금까지 만든 제품 중 두 점을 이례적으로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하나는 분침과 초침은 없고 시침만 있는 ‘필로소피아’라는 시계다. 몇만분의 1 단위로 정확한 시간을 표시한다는 요즘 시계와는 정반대 콘셉트다. “태초의 인류는 분 단위까지 시간을 정확하게 알지 못해도 행복하게 살지 않았느냐”는 철학적 역발상을 담아낸 것이다.

또 하나는 반대로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시계를 추구한 ‘블라디미르’다. 지름 47㎜의 시계판 위에 무려 17개의 컴플리케이션(부가기능)을 탑재했다. 월 일 요일은 기본이고 낮과 밤, 일출·일몰 시간, 윤년 주기, 십이간지 동물에 이르기까지 시계에서 표시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구현했다. 숙련된 장인만 할 수 있는 기요셰(guilloche·금속판에 일정한 무늬를 새겨넣는 것) 장식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바쉐론콘스탄틴은 이달 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국제고급시계박람회(SIHH)를 앞두고 신작 중 하나인 ‘말테 투르비용 하이 주얼리’를 미리 공개했다. 시계 전체에 418개(총 19.6캐럿)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10억원대 시계인데, 소수의 장인만이 가능한 인비저블(보이지 않는) 세팅 기법을 썼다. 기본 소재가 되는 금뿐만 아니라 세팅 작업의 어떤 흔적도 보이지 않게 해 다이아몬드를 돋보이게 하는 방식이다. 중력으로 인한 시간 오차를 줄여주는 최고급 장치인 투르비용을 넣는 등 ‘럭셔리 워치’의 위용을 한껏 뽐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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