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위의 혁명…LG·소니·카시오 등 '웨어러블' 대거 출시

입력 2014-01-09 21:32
포화된 스마트폰 시장 대안 부상
인텔, 초소형 컴퓨터 보드 공개


[ 심성미 기자 ] 세계 최대 가전쇼인 ‘CES 2014’의 주인공은 단연 ‘웨어러블(wearable·착용가능) 기기’였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물론 벤처기업들까지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를 출품해 기술력을 뽐냈다.

특히 하루 운동량이나 몸의 상태 등을 체크해주는 건강관리용 팔찌 형태의 스마트기기가 대거 출품됐다. 팔에 차면 이동거리나 칼로리 소비량, 심박수 등을 알려주는 제품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과 연동돼 칼로리 소모량, 움직인 거리 등을 알려주는 ‘라이프 밴드 터치’를 공개했다. LG는 이와 함께 귀에 꽂으면 혈류량을 체크해 심장 박동을 측정하고 운동량을 기록해주는 ‘심박동 이어폰’도 함께 내놨다. 소니도 수면 리듬 상태와 깨어있는 동안 생체 리듬을 분석해주는 피트니스 밴드 ‘코어’를 선보였다.

피트니스 제품뿐 아니라 스마트폰과 연동돼 문자, 통화 등이 가능한 스마트워치도 대거 출시됐다. 필립사는 4~7세 어린이들을 위한 스마트워치 ‘필립’을, 시계업체 카시오도 자사 전자시계에 운동량 기록 기능 등을 넣은 ‘STB-1000’을 선보였다.

PC 이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반도체 업체들도 웨어러블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인텔은 CES에서 웨어러블 기기용으로 제작된 초소형 컴퓨터 보드 ‘에디슨’을 공개했다. SD카드와 같은 모양과 크기 안에 중앙처리장치 그래픽처리장치 메모리 등을 모두 넣었다.

너 나 할 것 없이 다양한 제조사들이 웨어러블 기기를 출품하면서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웨어러블 기기는 제조사들의 추가 수입원이 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웨어러블 기기의 출하량이 2018년이면 1억37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얼마나 유용하게 쓸 수 있느냐는 점이다. 나이키 ‘퓨얼밴드’, 조본의 ‘조본업’ 등 팔찌 형태의 건강관리용 웨어러블 기기는 편의성이나 부담없는 크기 면에서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스마트워치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 특히 소니 스마트워치, 삼성 갤럭시기어 등 ‘1세대 스마트워치’는 비싼 가격, 너무 크고 투박한 디자인 등을 지적받았다.

다음 스마트워치엔 어떤 기능이 들어가야 할까. 스마트폰이 MP3, 디지털 카메라 등 다양한 IT기기 기능을 흡수해버린 것처럼, 스마트워치에도 쓸만한 추가 기능이 들어가야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거란 지적이 많다. 예컨대 출입문에 시계를 갖다 대면 자동으로 열리는 기능이나 화상통화 기능 등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삼성 갤럭시기어가 너무 큰 화면(1.6인치) 때문에 여성들에겐 어울리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다음 제품엔 둥글게 구부러져 손목을 감싸는 디스플레이가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