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은 지난 7일 (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과 관련해 양측이 대체로 일본 비판을 자제했다고 전했다.
9일자 마이니치 신문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회담에 이어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일관계에 대해 거론하지 않았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일본을 직접 거명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과도한 일본 비판이 자국 입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인식을 했기 때문에 일본에 대한 비판을 자제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아울러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케리 장관이 회견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사실을 전제로 한 발언은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케리 장관이 "회담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발언한 데 대해 언론의 시선을 한일관계가 아닌 다른 현안으로 돌리려는 의중에 따른 것으로 해석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두 장관이 기자들 질문을 받지 않고 일방적인 발표만 한 것은 야스쿠니 문제에 질문이 집중되는데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당시 회견에서 윤 장관은 일본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과거사 이슈가 이 지역에서 화해와 협력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며 "그리고 진정한 행동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반면 케리 장관은 주로 북한 위협과 한미동맹에 대해 발언했으며 과거사 이슈를 비롯해 대(對) 일본 관계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아사히 신문은 케리 장관이 반일 여론에 다시 불을 붙이는 사태를 피하려 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미국이 일본 편을 든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미국은 일한관계 개선을 목표로 사실상 '중재외교'를 진행했다"고 평가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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