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시장이 예사롭지 않다. 6개월 사이에 세 번이나 단기금리가 급등하는 신용경색이 발생했다. 지난 12월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소식까지 더해지며 단기 환매조건부채권 금리가 평소의 두 배인 9%대까지 껑충 뛰었다. 주가도 연초부터 급락,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년 말 대비 3.5% 넘게 빠졌다. 금융시장 불안의 주범은 소위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이다. 신탁회사나 보험사, 비제도권 대부업체 등을 통한 대출로 공식적인 통계에 잡히지도 않고 은행대출과 달리 금리나 건전성 규제도 없는 금융시장이다. 대형 국영은행들로부터 대출을 받기 어려운 중소기업이나 중앙정부의 대출 규제를 피하려는 지방정부가 주 고객이다.
문제는 그림자금융이 급증하면서 중국의 금융부채가 너무 빠른 속도로 불어난다는 데 있다. 그림자금융 비중은 전체 금융기관 신규 대출의 약 35%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현재 36조위안에 달한다고 한다. 이로 인해 2008년 GDP의 130%대였던 금융부채 규모는 이미 200%를 넘어섰고 2017년에는 270%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부채가 중국의 성장률 저하와 맞물려 경제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중국 정부도 이 문제를 잘 알지만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중국 당국은 최근 그림자금융 규제안을 마련했지만 이를 전면 금지하지는 못하고 있다. 워낙 비중이 크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중단하면 오히려 금융 경색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금의 중국 상황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상기시킨다며 경고하기도 했다.
한국은 차이나 비즈니스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만큼 중국 금융시장 동향은 중국과 무역을 하거나 현지 내수시장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들에는 중요한 리스크 요인이다. 상거래에서 발생하는 각종 신용위험을 미리 줄여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칫 기업의 사활과 직결될 수도 있다. 혹시 모를 차이나 쇼크 가능성에 지금부터라도 다각도로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