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일규 기자 ] 개인신용평가 회사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직원이 카드사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권의 개인정보 유출 사례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창원지방검찰청은 최근 KCB의 차장급 직원이 지난해 컨설팅을 맡은 카드사의 고객 개인정보를 외부로 유출한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 직원은 KB국민카드, 롯데카드, 농협카드 등의 컨설팅을 해주며 확보한 카드거래 정보 등을 외부에 불법적으로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유출된 고객 정보는 3000만건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정보가 불법 사금융업자에게까지 넘어갔다면 카드복제 등에 따른 ‘2차 피해’가 우려된다. 검찰은 최근 이 직원을 구속하고 서울 종로구에 있는 본사를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KCB는 은행, 카드 등 국내 19개 금융사를 회원으로 둔 신용평가회사다. 나이스평가정보와 함께 개인 신용평가업계 1, 2위를 다투는 업체다. 회원 금융사가 제공한 고객 정보를 토대로 신용등급 평가·조회 및 컨설팅 서비스를 주로 제공한다. 4000만명 이상의 은행 대출 거래나 카드연체 정보 등이 모이는 곳으로 은행 등이 대출 심사 시 이 회사의 신용등급 평가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도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한국씨티은행 등의 내부 직원이 약 13만건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검찰이 한 대출모집인으로부터 압수한 자료에서는 두 은행 외에 저축은행·캐피털·카드사 등 여러 금융사의 고객정보 300여만건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