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어닝 쇼크' 삼성전자, 올 1분기는 나아질까

입력 2014-01-07 09:56
[ 정혁현 기자 ] 삼성전자가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내놨다.

7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액 59조원, 영업이익 8조3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0.14%, 18% 줄었다. 눈높이를 낮춘 증권사들의 컨센서스(시장 예상치 평균) 9조7000억원도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고사양 스마트폰 판매부진과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수익성이 악화된 탓에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고 분석했다.

안성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IT·모바일(IM) 사업부와 디스플레이 패널(DP)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19%, 49% 감소한 5조4000억원, 5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일회성 비용이 대거 반영된 것도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연말 세트 제품 재고 판매를 위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것과 신경영 20주년 특별상여금, 연구개발(R&D) 비용, 애플 소송관련 충당금 등이 반영된 탓이다.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낸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전망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실적과 연간실적도 시장 컨센서스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반면 4분기 실적이 일회성 비용 반영 등으로 악화된 만큼 개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는 일회성 비용, 마케팅 비용 등이 감소하고, 반도체사업부 호조가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익 개선 여지가 크다"고 기대했다.

당분간 시장의 충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가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졌다. 주력 사업부인 IM 사업부의 부진이 가시화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 뚜렷한 상승 재료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뚜렷한 상승재료가 없다"며 "올해 삼성전자 주가는 120만~150만원의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윤 키움증권 연구원도 "당분간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100만원 선까지도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