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향 같으면 입맛 같다' 착안, 데이터 기반 과학적 추천
이사·결혼·계절 등 환경도 고려…홍콩·싱가포르 등 해외진출
[ 임근호 기자 ]
“취향은 사람마다 제각각인 법이에요. 많은 사람이 가는 식당이라고 무조건 맛집이라고 추천할 수는 없죠.”
지난 3일 경기 성남시 야탑동 사무실에서 만난 김대웅·유호석 망고플레이트 공동대표는 “맛집에 대한 수요는 엄청나지만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제공받지 못해 사람들이 굉장히 불편을 느끼고 있다”며 “망고플레이트는 오로지 데이터에 기반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맛집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기업인 스파크랩의 지원을 받아 호스트웨이 빌딩 2층에 빌린 작은 사무실에선 5명의 직원이 큰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일을 하고 있었다.
서비스 지역은 현재 서울과 일부 경기지역에 한정돼 있지만 오는 4월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언어는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를 지원한다. 김 대표는 “수도권 외식시장 규모가 40조원이 넘을 정도로 한국 시장도 크지만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취향의 사람은 입맛도 비슷”
망고플레이트는 쓰면 쓸수록 더 정확한 맛집을 추천해준다. ‘비슷한 취향의 사람끼리는 좋아하는 맛집도 비슷하다’는 생각에 근거해서다. 이용자는 자기가 음식을 먹어 본 식당에 대해 ‘추천’ ‘괜찮다’ ‘비추천’ 등 세 가지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아직 가보지는 못 했지만 관심이 가는 식당엔 ‘가고 싶다’란 딱지를 붙이면 된다.
김 대표는 “지난해 10월 앱을 내놓기 전 지인들을 대상으로 시험을 했다”며 “그때 쌓이는 데이터를 보면서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고 입을 뗐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맛집 취향이 비슷한 사람끼리 그룹이 형성됐다는 얘기다. “그래서 저랑 비슷한 친구들이 추천한 이태원에 있는 한 식당을 가봤더니 진짜 맛있더라고요. 더 많은 사용자의 더 큰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도 잘 작동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앱을 내놓은 지 두 달밖에 안 돼 다운로드 건수는 2만건에 살짝 못 미치지만 사용자의 평가 건수는 매달 50% 이상 급증하고 있다. 유 대표는 “맛집 취향이란 것은 직장이나 주거지 위치, 점심이냐 저녁이냐, 혹은 여름이냐 겨울이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망고플레이트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이런 주변 환경 변화까지 대응할 수 있게 추천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비슷한 취향을 가졌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8명 이상 팔로하면 더 정확한 추천을 받을 수 있다.
○세계 어디서든 손쉬운 맛집 추천
두 사람이 망고플레이트를 창업한 이유는 간단했다. 둘 다 맛집 찾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식도락가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 어느 식당이 맛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했다.
김 대표는 “설문을 보면 52%의 사람이 친구나 지인에게 맛집을 묻고, 47%는 온라인에서 찾는다”며 “하지만 매번 친구에게 묻는 것도 번거롭고 온라인에서는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손쉽게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 친구들이 한국에 왔을 때 맛있는 식당 찾기를 매우 어려워해 이를 해결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KAIST 컴퓨터공학과 대학원 동기인 두 사람이 같이 창업을 하자고 뜻을 모은 것은 지난해 초다. 김 대표는 팬택을 거쳐 네이버에서 동영상 서비스를, 유 대표는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MSC)를 거쳐 카카오에서 서버 개발을 담당하고 있을 때였다. 유 대표는 “삼성에서 카카오로 갈 때는 친가와 처가 양쪽에서 강하게 반대했지만 한번 그 과정을 겪고 나니 이번에는 설득하기 수월했다”고 했다.
국내에서 자리를 잡고 나면 해외로 나갈 계획이다. 우선 맛집이 많고 스마트폰을 많이 쓰는 홍콩과 싱가포르를 생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사용자 기반을 넓힌다는 의미도 있지만 한국인이 해외여행을 갔을 때 맛집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 어느 곳에서나 맛집을 손쉽게 찾아주는 서비스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