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국정은 2인3각 경주"…金 "소통 중요"

입력 2014-01-03 20:50
수정 2014-01-04 03:45
청와대서 '정부 신년인사회'…여야 대표·경제 5단체장 등 참석

김한길, 양극화 해소 위한 대타협委 구성 제안
朴대통령, 6일 기자회견…신년 국정구상 밝혀


[ 정종태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정부 신년인사회’서 얼굴을 마주했다. 지난해 9월16일 정국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동을 가진 이후 넉 달 만의 만남이다. 김 대표의 청와대 방문은 작년 5월 제1야당인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

○뼈 있는 말 오가

두 시간 동안 이어진 인사회에서 두 사람은 같은 테이블에 앉아 반갑게 악수를 하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신년 덕담에서는 서로에게 뼈 있는 말을 내뱉었다. 박 대통령은 ‘2인3각’을 언급하며 국정 운영 과정에서 야당의 협조를 요청했고, 김 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소통의 정치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0개월간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국정 운영은 2인3각, 3인4각의 경주와 같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입법·사법·행정 각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경제계 등 국정 운영 주체들이 맡은 바 최선을 다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정부가 아무리 바쁜 걸음으로 달려가려고 해도 국회든 지자체든 어느 한 곳이라도 속도를 늦추거나 멈춰버리면 모두가 한걸음도 전진하지 못하게 된다”며 “결국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을 꼭 집어서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경제활성화 등 민생을 위한 정부의 정책에 발목을 잡지 말라는 야권을 향한 간접적인 메시지였다.

이에 김 대표는 “2013년은 정치가 실종된 한 해였다”며 “지난 대선과 관련된 의혹들은 모두 특검에 맡겨 정리하고 경제는 경제민주화를 통한 경제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회 경제적 양극화로 인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타협위원회와 같은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여기에는 여·야·정과 경제 주체들이 함께 참여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의 동북아평화협력 구상에 대해선 “한반도 평화를 담보하는 일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며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전향적인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김 대표는 또 “새해에는 대통령과 야당 모두 소통하는 정치로, 대통령이 주창하는 국민 대통합과 민주당이 추구하는 국민 생활의 균등한 향상이 시현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정당공천 배제” “잘 해보세요”

덕담이 끝난 뒤 김 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기초선거 공천 폐지 공약을 지켜야 한다”며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고, 박 대통령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를 바라보며 “잘하세요”라고 말해 같은 테이블에 앉은 인사들 사이에 웃음이 터졌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김 대표는 행사 시작 전에는 취재진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의 지지율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고 하자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신년 인사회에 이어 다음주에 기자회견 및 새누리당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하는 등 잇단 소통의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6일 오전 10시 열리는 내외신 합동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은 신년 국정 운영 구상을 밝힌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이어 7일에는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 회동을 한다. 이 자리에는 새누리당 의원 155명과 원외(院外) 당협위원장 100여명 등 총 260여명이 참석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