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2014] 삼성생명, 중국 진출 계기로 글로벌 보험사 '퀀텀 점프'

입력 2014-01-03 06:58
[ 김은정 기자 ] ‘국내 1위를 넘어선 글로벌 보험사로 도약.’ 삼성생명의 올해 경영·사업 전략의 주요 목표다. 자산 규모가 190조원에 육박하는 삼성생명은 확고한 국내 1위 보험사다.

하지만 국내 보험시장은 사실상 포화상태다. 기존 경영 전략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변화와 혁신이 이뤄져야 또 한 번의 ‘퀀텀 점프(Quantum Jump·대약진)’가 가능하다는 게 삼성생명의 진단이다. 이를 위해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일단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생명보험시장을 주요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중국 생명보험시장은 13억명이 넘는 인구를 바탕으로 최근 10년간 연 평균 24%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세계 5위다. 전문가들은 2020년이 되면 미국, 일본의 뒤를 이어 세계 3위 생명보험시장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작년 말 중국 4위 중국은행과 업무 제휴 협약을 맺었다. 중국 금융당국의 인가를 거쳐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중국에서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방침이다. 삼성생명은 중국 태국 미국 영국 등 이미 진출한 국가 외에 신규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다.

국내에서는 영업 체질 등을 개선해 질적인 성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보험계약 유지율과 설계사 정착률 등을 향상시켜 기업가치를 높일 생각이다. 고객과 접점인 현장 위주의 경영 체제도 강화하기로 했다. 고객의 요구 사항을 가장 먼저,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는 현장을 중심으로 모든 업무 과정을 재정비하고 사업 전략을 재구성한다는 계획이다. 본사와 현장 간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업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열린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도 힘을 쏟을 생각이다. 이렇게 하면 차별화된 보험상품과 서비스를 먼저 개발해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삼성생명의 판단이다.

삼성생명이 강점을 갖고 있는 부유층 시장 공략도 계속할 생각이다.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부각되고 있는 은퇴시장과 함께 부유층 시장도 미래 사업 기반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영역이라는 게 삼성생명의 분석이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사진)은 “올해도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계속될 전망이어서 경영 환경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면서도 “위기가 곧 기회라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질적 성장을 추진하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저금리 고착화로 운용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지만 고수익 자산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면 이익 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