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2014] 기업은행, 기본 충실한 영업으로 '질적 성장' 추구

입력 2014-01-03 06:58
[ 박신영 기자 ]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은행장을 탄생시킨 기업은행은 2014년엔 지금까지와는 다른 성장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권선주 신임 행장(사진)은 리스크관리본부장 출신답게 앞으로 외형성장뿐 아니라 자산의 질적인 성장까지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권 행장은 지난해 12월30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경영 방침으로 “내실을 다지면서 건실한 성장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겠다”며 “수익이 따르지 않는 단순히 외형만 키우는 성장은 지양하고, 시간이 걸리고 다소 더디게 느껴지더라도 기초와 기본을 더 탄탄하게 닦는 사업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기업은행은 지난 3년간 자산규모 측면에서 크게 성장했다. 늘어난 개인고객 수가 최근 3년 연속 100만명을 넘었다. 고객 기반 확대는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져 지난 한 해 가계대출 잔액이 1조원 이상 증가했다. 또 대출순증액의 64%가 새희망홀씨대출, 생애최초구입자금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서민금융 상품을 통해 지원됐다.

개인고객뿐 아니라 거래기업 숫자도 급증세다. 작년말 기준 기업고객은 100만2000개로 지난 2005년 50만개 돌파 이후 8년 만에 2배로 불어났다. 전국 사업체 수가 360만2000개(통계청 집계)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기업 10곳 중 세 곳(28%)이 기업은행 고객인 셈이다.

권 행장은 이 같은 자산 성장의 성과를 지켜가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한 은행영업을 펼칠 계획이다. 그는 “은행의 각 분야와 사업의 효율성을 꼼꼼히 점검해 점포운영, 비용집행, 인력배치 등에 비효율이 없는지 깊이 들여다보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은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금융 지속 강화 △창조금융 선도 △공정·투명한 인사 △금융소비자보호 확립 △소통하는 기업문화 정착 △‘클린(Clean) IBK’운동 등을 새해 중점 추진 전략으로 제시했다. 전임 조준희 행장이 도입한 ‘원샷인사’(하루 만에 전 직급 인사를 단행)는 그대로 유지해 나갈 방침이다. 인사시즌 전후의 불필요한 업무공백을 차단하는 차원에서다. 권 행장은 “은행장에 내정된 순간부터 매화와 같은 존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며 “엄동설한을 이겨내는 인내와 단호함으로 거대한 변화에 맞서고, 외풍과 도전에 당당히 싸우며, 세상을 녹이고 봄을 부르는 은은한 향기로 조직 내에 소통과 화합이 강물처럼 흐르도록 하겠다”는 취임 소감을 밝혔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