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진 기자 ]
말띠 경영인인 양희선 두산건설 사장(사진)이 2014년 청마(靑馬)의 해를 맞아 웃을 수 있을까.
지난달 30일 양 사장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두산건설 자사주 5만 주(0.01%)를 사들였다. 작년 5월 사장에 오른 지 7개월 만이다. 회사 실적이 올해 좋아질 것이란 자신감의 표현이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양 사장의 주식 매입은 최고 경영자(CEO)의 책임경영과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자사주의 저평가 인식에 따른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한 해를 보냈다. 었다. 한때 신속 인수 신청을 고려할 만큼 유동성 부족을 겪기도 했다. 지난달 4000억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유동성을 확보하며 위기를 넘겼다.
올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관련 업계에선 두산건설이 올해 실적 개선에 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양 사장의 주식 매입은 두산건설 주가 상승세로 이어졌다. 양 사장이 매입하기로 한 주식의 절반을 사들인 지난달 27일 두산건설은 전 거래일보다 2.92% 상승한 1760원으로 마감했다. 나머지 2만5000주를 매수한 지난달 30일 전 거래일보다 1.14% 오른 1780원까지 상승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두산건설의 향후 실적 개선은 메카텍과 폐열회수장치(HSRG) 등 기자재 부문이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카텍은 화공 기자재 설비업체로 2010년 두산건설과 합병돼 현재 글로벌 EPC(설계·구매·시공)사들의 우수 협력자로 인정받고있다.
이상원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메카텍은 중동 화공플랜트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축소를 만회하기 위해 해양플랜트와 미국 시장 진출을 활발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카텍의 마진율 5% 달성은 올 하반기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지난해 하락했던 HSRG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4000억 원 규모의 수주에 힘입어 올해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두산건설의 HSRG 사업은 현재 글로벌 시장 점유율 15%로 세계 1~2위 수준이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