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새해부터 날벼락…주가폭락에 날라간 시총 무려

입력 2014-01-02 14:14
수정 2014-01-02 14:34
[ 권민경 기자 ] 삼성전자가 갑오년 새해 첫 날부터 폭락하고 있다.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고 있다. 국내 증시를 쥐락펴락하는 삼성전자의 급락에 코스피도 1970선으로 주저앉았다.

2일 오후 2시03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52%(6만2000원원) 떨어진 131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회사 주가가 130만원 초반대로 내려간 것은 지난 해 9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주가가 4% 넘게 빠지면서 시가총액도 192조9621억원으로 줄었다. 지난 해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 달 30일 시총(202조949억원)과 비교해 10조원 가량 사라졌다. 주가가 내리막에 접어들기 직전인 지난 달 23일(211조79억원)과 비교하면 19조 증발했다.

CS증권, 다이와,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들을 통한 매도 주문이 이날 내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매도 공세는 4분기 실적이 기대를 밑돌 것이라는 우려감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당초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성장이 정체에 접어들고 TV 수요가 부진하면서 눈높이는 9조원 중반대로 낮아졌다.

외국계 증권사인BNP파리바는 이날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8조7800억원으로 이전 전망치보다 2조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분기보다 14% 감소한 것으로, 가파른 환율 하락, 신경영 선언 20주년 특별 상여금, 약한 스마트폰 수요에 따른 부품 가격 압박 등의 때문이다.

실적 우려가 이어지고 있어 잠정실적 발표전까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변한준 KB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이 9조원 중반대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계속 빠지진 않겠지만 오는 7일 잠정실적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지지부진한 상태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올해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스마트폰 신제품도 없다"며 "당분간은 뚜렷한 상승 동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 해 6월 JP모건 사태 당시처럼 120만원대까지 미끄러질 것이란 관측은 높지 않다. 4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은 사업부별 성적보다는 격려금 지급과 같은 일회성 요인이 발생한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일시적인 기간 조정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일회성 비용 등이 사라지는 1분기에는 영업이익이 다시 10조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보여 130만원 중반에서 지지선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